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최근 여권 인사의 윤석열 검찰 총장 압박과 관련해 작심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 총장을 신임하든, 해임하든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원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설훈 의원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입을 맞춘 듯 일제히 윤 총장이 사퇴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며 “윤 총장에 대한 정권의 공격이 이성을 잃었다. 윤석열 제거 시나리오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비판은 곧바로 문재인 대통령을 향했다. 원 지사는 “대통령의 침묵은 시나리오에 대한 묵인인가. 아니면 지시인가. 여권의 윤석열 공격은 (여권에서는) 이미 대통령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며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수사하라’는 말이 빈말이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당당하게 윤 총장을 해임하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과 관련해서는 “추 장관은 한명숙 전 총리 뇌물수수 판결을 뒤집기 위한 수사를 대검 감찰부에 맡기라고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행사했다. 이럴거면 검찰총장이 왜 필요한가. 법무부장관이 그냥 법무총장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권이 과도한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내 편은 진리라는 권력의 오만이 친문 무죄ㆍ반문 유죄의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며 “충성하면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끝까지 감싸고 등지면 잔인한 보복을 하는 것은 조폭식 행태다. 쓰고나서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가차없이 버리는 사람이 윤석열이 처음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2년 아무 조건 없이 대선후보에서 사퇴한 후 문재인 후보를 도왔던 안철수, 2016년 총선 승리를 이끌었던 김종인, 2019년 공수처 설치법 통과를 도왔던 심상정ㆍ손학규, 그리고 적폐수사를 이끌었던 윤석열까지 모두 쓰고나서 잔인하게 토사구팽 했다. 기승전팽의 법칙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용 언론ㆍ어용 시민단체ㆍ어용 지식인을 동원하고 지지자들을 총동원해 정치적 반대자들을 공격하는 행태는 군사정권의 행태와 닮았다. 이젠 검찰마저 어용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거울을 보라. 독재와 싸우다가 독재라는 괴물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결자해지해야 한다. 윤 총장을 신임하든지 해임하든지 결정하라. 대통령의 책임을 더 이상 회피하지 말라”고 적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