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 ‘바람의 그림자’를 쓴 스페인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사진)이 지난 19일(현지시간) 5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사폰의 책들을 출간해온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출판사 플라네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사폰이 암으로 투병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사폰은 2001년 펴낸 ‘바람의 그림자’라는 소설로 일약 세계적 소설가의 반열에 오른 스페인어권의 현대 최고 작가 중 한 명이다. ‘바람의 그림자’는 스페인 내전 직후 바르셀로나의 한 소년이 우연히 손에 넣은 책 한 권과 그 저자에게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사랑과 증오·복수·배신·상실을 다룬 장편이다. 이 소설은 출간 직후 스페인에서 101주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고 한국어를 비롯해 40개 언어로 번역·출간됐다. 1,500만부 이상 판매된 이 책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힌 스페인 소설이라고 플라네타 측은 설명했다.
스페인 광고업계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디렉터로 일하던 사폰은 1993년 청소년소설 ‘안개의 왕자’로 데뷔한 뒤 ‘한밤의 궁전’ ‘9월의 빛’ ‘마리나’ ‘천사의 게임’ ‘천국의 수인’ 등 다수의 소설을 남겼으며 많은 작품이 한국에서도 번역됐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트위터에서 “사폰은 현대 문학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작가”라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존경받는 스페인 작가 중 한 명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박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