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주말에만 100명 넘게 발생하는 등 수도권과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번지고 있다. 해외 유입 감염 사례도 늘어나는 등 코로나19의 2차 유행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방문판매업체·물류센터·대형학원·뷔페식당을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8명 늘었다. 전체 확진자는 1만2,421명이다. 수도권과 대전권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서울 도봉구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성심데이케어센터 관련 자가격리자들을 재검한 결과 도봉동에 사는 13세 소년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봉구 요양시설 관련 환자의 전국 누계는 서울 39명을 포함해 최소 43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리치웨이와 관련, 격리 중이던 서울 강남구 명성하우징 접촉자 1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까지 194명이 확진됐다. 구로구 다단계 판매업체인 ‘대자연코리아’ 관련 확진자는 2명이 늘어 지금까지 총 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경기 의왕시 롯데제과물류 관련 접촉자 중에서도 2명의 감염자가 새로 나와 누적 확진자는 17명으로 증가했다.
대전 방문판매업체 집단감염이 대전과 충청권을 넘어 호남으로 번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정오 기준으로 대전 서구 괴정동 다단계업체 관련 확진자가 47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대전 지역 확진자 32명 외에도 충남 5명, 서울 4명, 세종과 전북 각 2명, 경기와 광주 1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전북 전주여고 학생과 익산 20대 여성, 광주 20대 남성 확진자는 n차 감염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이 높아지자 집단 감염이 주로 일어난 시설들을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했다. 정 총리는 “방문판매업체·물류센터·대형학원·뷔페식당을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하고 23일 18시부터 방역수칙 준수 의무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다수의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파키스탄·방글라데시에 대해서 23일부터 강화된 방역조치를 즉시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에 대해서는 외교나 필수기업 활동 등을 제외한 신규 비자 발급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이날 병상 확보와 효율적인 진료를 위해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입·퇴원 기준 변경을 권고했다. 오명돈 위원장은 “현재처럼 조기 진단과 접촉자 추적을 중심으로 시행하는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대구 사례를 막기 위해 저위험도 환자의 입원과 퇴원 기준을 변경할 경우 입원 일수를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임상위에 따르면 이러한 입원기준을 적용할 경우 최대 777병상을 확보해 전체 병상의 59.3%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의 종식은 당분간 불가능하며 인명 피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