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316140)의 아주캐피탈(033660) 인수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우리금융에 대한 금융당국의 내부등급법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아주캐피탈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결국 펀드 만기 연장을 선택해서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뒤 1년이 넘도록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책정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표준등급법을 적용받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아주캐피탈 경영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웰투시제3호PEF’의 만기를 투자자 전원의 동의를 구해 1년 더 연장했다. 지난해 펀드 만기를 1년 후로 유예한데 이어 이번에 기한을 한 번 더 늘린 것이다. 웰투시는 지난 2017년 아주캐피탈 인수를 위해 프로젝트 펀드를 설립할 당시 만기를 2년으로 정하고 최대 2년을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웰투시가 아주캐피탈 인수할 당시 출자자(LP)로 참여해 총 1,025억원을 투자했다. 더불어 아주캐피탈의 경영권을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도 확보해 사실상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게 되면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까지 편입할 수 있어 비은행 계열사 두 곳을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확장 계획은 금융감독원의 내부등급법 변경 승인이 지연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지주 체제로 변동하면서 BIS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진 우리금융은 올해 내부등급법 변경 승인을 받아 자본비율이 개선되면 비금융사 인수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 초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문책경고’인 최고경영자(CEO) 징계를 내린 금감원과 갈등이 커졌다. 금감원 승인이 필요한 내부등급법 변경 일정도 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았다. 당초 우리금융은 지난 3월 중 내부등급법 승인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일정이 지연됐고 현재까지 금감원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만기 연장 카드를 모두 쓴 웰투시는 1년안에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올해 펀드 만기가 다가오자 웰투시는 공개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투자의 핵심 LP이자 SI인 우리은행을 배제하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