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시민이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시장이 23일부터 적용되는 토지거래허가제를 앞두고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전 거래 대비 2억원 오른 값에 거래되는 사례마저 나왔다. 허가제가 시행되면 전세를 안고 사는 갭 투자가 막힌다. 이에 앞서 미리 물건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대거 몰린 것이다. 반면 3기 신도시 후폭풍에서 벗어나려 했던 일산은 다시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울상이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6·17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18일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가 21억 원에 거래됐다. 전 거래가는 19억 1,000만원이다. 며칠 만에 2억원 가량 오른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6.7㎡ 또한 대책 발표 당일인 17일 19억원에 거래됐다. 삼성동 ‘중앙하이츠빌리지’ 전용 152.9㎡ 역시 지난 18일 28억원에 손바뀜됐다. 국토부는 지난 17일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및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등 개발 호재를 안고 아파트 시장이 달아오르는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앞으로 해당 구역에서는 전세를 안고 사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주말에는 거래 열기가 더 했다. 잠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20여 개의 매물이 대책 이후 얼마 지나지도 않아 전부 팔렸다는 것이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지정되면 전세 낀 매물은 매매가 금지된다”며 “6·17 대책 전에 나온 매물은 이미 다 소진됐고, 이후 매물 시장에 나온 아파트 매물은 나오자마자 팔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규제로 잠실, 대치동 등은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이번 대책으로 규제 지역에 편입된 지역들은 ‘울상’이다. 특히 일산의 경우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후 최근 풍선효과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7개월 만에 다시 조정대상지역이 됐다. 지난 15일 기준 일산서구의 아파트값은 0.23% 상승하며 3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주(0.12%)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폭을 키웠다.
실제로 일산서구 ‘문촌19단지’ 전용 84㎡는 지난 11일 5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거래량도 지난 19일 기준 일산서구에 등록된 6월달 아파트 거래량은 총 1,025건으로 전달 대비 2배가량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아직 6월이 다 지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달 거래량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6·17 대책은 일산의 3년여 만의 상승장에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