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칩거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이르면 이번 주 중 국회에 복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18개 상임위원장직은 단 하나도 갖지 않은 채 원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돌아오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가 이번 주일텐데 이번 주 안에는 국회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8개 상임위원장직 모두를 갖지 않는 것이냐고 묻자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초선 의원들이 그런 의견을 냈다”며 “나도 그 생각에 동조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통합당 하영제 의원과 초선 의원 4명은 주 원내대표를 찾아 조기 복귀를 요청했다. 속리산까지 찾아간 의원은 3선의 하영제 의원과 정희용·김형동·박형수·이용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의원들이 주 원내대표에게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176석을 가지고 숫자로 밀어붙이는데 어떤 원내대표가 협상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사의 표명은 적절치 않으니 국회로 돌아와서 원내 투쟁을 이끌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초선의 그런 충정과 마음을 잘 알고 있으니 깊이 생각해서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는 통합당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주 원내대표가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지 못할 바에는 나머지 위원장직을 배정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즉, 집권 여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전부 가져가는 대신 이에 따르는 모든 책임도 여당이 지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거대여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져간 만큼 견제 장치를 잃은 제1야당으로서 원 구성엔 원천적으로 동의하지 않겠단 뜻으로 해석된다.

강제 배정된 상임위와 별개로 주 원내대표가 복귀하면 통합당에서 의총을 열어 새로운 상임위 명단을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 주부터 상임위원회를 바로 가동해 국회 안에서 죽기 살기로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가 국회를 떠난 사이 북한이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돌연 폭파한 데 이어 비무장지대의 요새화 등 군사 도발까지 암시하는 등 여야 간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연이어 발생했다. 주 원내대표의 복귀 결정은 통합당이 중시하는 국민의 생명과 자산과 직결된 외교·안보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에 참여하겠단 것으로 풀이된다.

주 원내대표가 국회 복귀를 결정하기까지 통합당은 꾸준히 복귀를 촉구했다. 주말 동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주 원내대표가 머무는 사찰을 방문해 각종 현안에 당면한 대한민국의 올바른 정국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하영제 의원과 초선인 박형수·이용 의원이 국회 복귀를 요청하러 충북 보은군 법주사를 방문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