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호텔에 이어 대형마트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전하고 있는 유통업계가 위기 타개책의 일환으로 무급·유급 휴직 제도를 잇따라 시행하며 긴축에 나서고 있다.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여보자는 조치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인력 감축 등 추후 조치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다음 달부터 무급 휴직을 시작한다. 앞서 이달 초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으며 신청자들은 연말까지 20일이나 30일 중 기간을 정해 무급휴직을 하게 된다.
롯데마트의 무급 휴직 도입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희망자에 한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신청 인원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됐던 지난 3월 롯데쇼핑이 유동성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 임원 연봉 20%를 삭감하기로 한 데 이은 두 번째 조치다. 이와 별도로 올해 하반기에 13개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에서 시작된 무급휴직이 다른 대형마트로도 확산할지 주목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임원회의에서 3개월간 임원 급여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5,322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손실을 기록하면서다. 홈플러스는 2만2000여 직원 중 99%가 정규직으로, 인건비 비중이 크다.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들이 가장 먼저 단축 근무나 단기휴직에 돌입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3월부터 주 4일제나 주 3일제, 무급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 중 주4일제 근무 신청 비율이 90%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면세점은 5월부터 주 4일제를 실시한 데 이어 6월부터는 서울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급 휴직 신청을 받았다. 유급휴직 기간은 한 달이며 기존 월급의 70%가 지급된다.
신세계면세점도 5월부터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월급의 70∼80%를 지급하는 유급휴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유급휴직 기간은 역시 한 달이며 한 번 신청한 후 다시 신청할 수도 있다. 200명 정도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침체기의 끝이 언젠지 알 수 있어 대책을 세우기 힘든 상황”이라며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