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며 배수의 진을 치자 더불어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상임위를 독점할 경우 ‘일방적인 국회운영’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되지만 오는 24일까지 원 구성을 완료하지 않는다면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번 임시 국회 내에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야당은 정진석 의원을 위시한 중진들이 국회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거부하면서 주호영 원내대표를 지원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상임위 구성을 끝내고 다음 주에는 3차 추경을 의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건 협상이 아니다. 통합당은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이는 통합당이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며 배수의 진을 친 데 대한 반응이다. 현재 통합당 측은 법제사법위원장을 빼앗긴 이상 다른 상임위를 가져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전국 사찰을 돌아다니고 있는 주 원내대표를 대신해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날 오전 민주당과 협상했지만 입장 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회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통합당은 오히려 여당이 추경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협상에 적극 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용해 ‘버티기’에 들어갔다. 6월 국회 회기가 오는 30일 끝나는 가운데, 추경안을 심사하는 예산결산위원장을 선출하려면 오는 26일까지 금요일까지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 통합당 당규에는 상임위원장 경선을 위한 3일의 준비 기간을 두고 있어 오는 23일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쳐야 한다.
통합당은 국회부의장으로 내정된 정 의원을 포함한 중진들이 단일 대오를 형성하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는 게 빈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 의원은 “원 구성 협상의 사정이 바뀌지 않으면 부의장 선출 절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8대 0’ 카드로 야당을 압박하던 민주당은 오히려 당황하는 모양새다. 원내지도부 한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아직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며 “원래 협상안으로 제시했던 11대 7 안이 총선 민의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