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차 유행도 안끝났다…美 코로나 남서부 중심으로 확산

"20~40대 감염 뒤 노인에 옮겨"

지난달 29일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있는 쇼핑몰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남서부 지역이 새로운 진앙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톰 프리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 소장은 트위터를 통해 “최근 플로리다 등 일부 지역에서의 감염이 젊은 층에서 발생하면서 사망률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감염된 20~40세가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때까지 계속된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젊은 층의 발병 건수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먼저 감염된 뒤 집에 와서 노인들을 감염시킨다. 노인들은 합병증이 있는 상태로 병원에 간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률은 항상 감염률보다 몇 주 뒤쳐져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미국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 1차 유행이 끝나지 않고 발병건수가 약간 줄어들었을 뿐이라며, 현재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제이 굽타 박사는 “1차 유행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2차 유행에 대해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1차 유행에서 벗어날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 전염병 연구 및 정책 센터장도 “미국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약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산불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느려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들면서 (확산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이날 마이애미는 공고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남부 지역에서의 코로나 확산세는 특히 우려를 낳고 있다. 텍사스의 경우 30세 미만이 신규 감염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무증상 감염자로, 술집이나 파티 등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플로리다가 다음 코로나19 진앙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플로리다의 경우 지난 20일 하루 동안 역대 최대인 4,049건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애리조나 등에서도 전주보다 신규 확진자가 증가한 상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 한 주 동안 역대 최대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세 번이나 갈아치웠다. 애리조나에서도 지난주 하루 평균 약 2,412건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이전 7일보다 약 94%나 증가한 수치다. 미국에서의 코로나19 전파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플로리다에서의 코로나19 환자가 10만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35%가량이 지난 2주 동안에 발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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