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주린이도 청약…SK바이오팜 청약 첫날만 5.9조 몰렸다

신약 개발에 풍부한 유동성 맞물려
개인 관심 폭증 NH證 홈피 한때 먹통
일반청약 경쟁률 61.93대 1
2014년 제일모직 첫날 경쟁률 넘어
최다 청약증거금 30조 경신 기대
24일 마감일도 흥행열풍 이어질듯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이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흥행을 거두고 있다. 주식에 큰 관심이 없던 투자자들이 몰리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일반 청약자에 약 4,499억원의 물량을 배정했으나 청약 첫날 경쟁률이 4.1대1에, 증거금은 9,223억원에 그쳤다. 당시 최종 청약경쟁률은 45.34대1로 약 10조원의 증거금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제일모직이 기록했던 194.9대1의 최종 경쟁률만 기록해도 19조원의 청약증거금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증거금을 훌쩍 넘어선다.

SK바이오팜이 공모주 투자자들에 높은 관심을 받는 것은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기업가치로 공모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신청건수 81%가량이 밴드 상단 위를 희망가격으로 적어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공모가가 밴드를 초과한 가격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밴드상단인 4만9,0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상장 기업가치는 3조8,000억원. 시장이 예상해 오던 5조원에 비해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풍부한 공모시장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 역시 청약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공모주 투자자들은 청약증거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주식 투자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이번 청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며칠 전부터 계좌 개설을 묻는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으며 증거금을 최대 얼마까지 넣을 수 있는지, 예상수익률 등을 묻는 고객이 많다는 전언이다. 이날 점심 무렵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홈페이지가 접속자 과다로 먹통이 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쟁률이 수백대일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고객들이 단기로 자금을 융통해 대기시켜놓은 경우가 많다”며 “공모주 투자에 관심 없던 고객들마저 시초가가 공모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대출 단기 이자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노바메이트 제품 패키지./사진제공=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의 흥행 열풍은 청약 둘째 날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약 물량 배분이 선착순이 아닌 경쟁률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하루라도 증거금 입금을 늦추기 위해 청약 마지막 날 참여하는 것을 선호한다. 일반 청약은 NH투자증권(180만1,898주)·한국투자증권(121만2,816주)·SK증권(55만4,430주)·하나금융투자(34만6,518주)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24일 청약을 마친 SK바이오팜은 다음달 2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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