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표적 측근으로 꼽히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퇴임 후에 회고록을 쓸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회고록을 출간한 것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자 자신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2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관한 질문을 받던 중 “퇴임 후 회고록을 써보고 싶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고 웃으며 답했다. 2012년 12월 아베 총리가 2차 집권을 시작하며 줄곧 관방장관을 맡고 있는 스가 장관은 후쿠다 야스오 전 장관을 제치고 역대 최장수 관방장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스가 장관의 이 같은 반응에 마이니치는 “약 7년 반 동안 장관을 지냈지만 아직 과거를 되돌아보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스가 장관은 최근 그와 잇단 불화설에 휩싸였다. 아베 내각에 우호적인 극우 성향의 산케이 신문도 지난달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이 불화? 포스트아베를 둘러싼 정국 방아쇠로”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통해 불화설을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지난 2월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홋카이도나 오사카부는 일제히 휴교를 단행해야 한다”고 아베 총리에게 조언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감염자가 확인되지 않은 지역까지 일제히 휴교 요청을 단행했고, 스가 장관과 상의하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지난 11일 자신은 스가 장관과 “일심동체”라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스가 장관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휴교 요청 결정에 대해 “총리와 이 건에 대해 계속 상의해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공식 출간된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일미군 주둔비용으로 현재의 약 4배에 이르는 연 80억 달러를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 스가 장관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장관은 2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 하나하나에 정부가 답변하는 것은 삼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에도 “미국으로부터 주둔경비 인상 요구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