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북한을 향한 변함없는 대화와 협력 의사를 발신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북관계가 냉온탕을 오가지만 일희일비하지 않는 신중한 자세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뜻을 전할 예정이다.
24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6·25전쟁 70주년 메시지 초안을 완성한 채 최근 급변하는 남북관계를 반영하며 수정하고 있다. 남북관계를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날 발표다. 북한은 불과 3일 전 대남 확성기를 재설치하며 심리전에 돌입했지만 공세 수위를 낮추며 대화와 협력을 골자로 한 문 대통령의 대북 구상에 힘이 실릴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문 대통령은 이번 메시지를 통해 동족상잔의 비극적 역사를 돌아보며 한반도 평화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긴장 모드로 접어든 지난 15일에도 “나와 김 위원장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대적 행동의 행사권을 군 총참모부에 넘기겠다고 알린 상태였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강조해온 만큼 이날 메시지도 ‘대화의 힘’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북한의 달라진 태도를 긍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지만 상황 관리를 위해서는 절제된 자세가 필요하다는 내부 목소리가 있어서다.
국민의 희생에 보답하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내용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현충일 메시지에서 “모든 희생과 헌신에 국가는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이날은 북한에서 발굴돼 미국 하와이로 옮겨졌던 6·25 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가 국내로 돌아온다. 상대국과의 협력하에 이뤄진 유해 봉환인 만큼 남북미 대화의 중요성도 언급할 수 있을 것을 보인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