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삼겠다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발견됐다.
롯데그룹은 24일 신동빈 회장이 한일 양국 롯데그룹 임원들에게 유언장의 내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유품을 정리하던 중 신격호 창업주가 자필로 작성한 유언장을 일본 도쿄 사무실에서 발견했다”며 “유언장에는 사후 한일 및 그 외 지역에서 롯데그룹의 후계자를 신 회장으로 한다고 기록돼 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롯데그룹이 전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지난 2000년 3월 이 유언장을 자필로 작성 및 서명해 도쿄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신 명예회장이 타계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연된 사무실 및 유품 정리를 최근 시행하던 중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 측은 “이달 일본 법원에서 상속인들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유언장을 개봉했다”며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전 사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유지가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이날 한일 양국 롯데그룹 임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창업주의 뜻에 따라 그룹의 발전과 롯데그룹 전 직원의 내일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는 도쿄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 회장을 롯데홀딩스 사장 및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제기한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 및 정관 변경 안건은 부결시켰다.
기존 대표였던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나지만 이사직을 유지한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은 일본롯데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를 직접 이끄는 단일 대표이사 사장이자 일본 롯데그룹 회장으로서 신 명예회장의 역할을 이어받게 됐다. 신 회장은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 회장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