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원들이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열린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정규직 전환’ 관련 기자회견 입장을 막아서고 있다./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직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결정에 반대하며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멈춰달라고 호소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24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국민청원은 24일 오후 7시 48분 기준으로 20만107명이 동의했다. ‘한 달 내 20만명 이상 동의’라는 답변 요건을 채운만큼 정부가 이번 청원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청원인은 “그간 많은 공기업이 비정규직 정규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충격적”이라면서 “인천공항은 높은 토익점수와 스펙이 보장돼야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다.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하는 것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며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이냐”고 항의했다.
청원인은 또 “알바처럼 기간제를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복지를 받고 있다”면서 “이것은 평등이 아니라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했다.
앞서 인터넷 주요 취업 커뮤니티에서는 인천공항공사 근무 직원 오픈 채팅방을 캡처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캡처본에서 한 이용자는 “알바로 보안요원으로 돌아와 이번에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으로 간다”며 “졸지에 서울대급 됐다”고 했다. 취업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고연봉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취지의 이 글이 확산되면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공분이 일어났다.
이밖에도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무조건적인 정규직 전환, 이게 평등입니까?’, ‘기회가 공평하지 않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중단하라’ 등의 청원 글도 올라온 상태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1,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공사는 이런 결정이 안팎으로 집중포화를 맞자 이날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해를 해명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공사 측은 “현재 근무 중인 보안검색 요원이 모두 직접 고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보안검색요원은 2개월 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국토교통부 인증평가를 통과해야 하며 단독 근무를 위해서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알바생이 보안검색 요원이 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