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강등 이후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 OCI(010060)가 수요확보에 실패했다. 업종별·기업별로 양극화가 심화된 가운데 실적이 악화하거나 재무구조가 나빠진 기업들은 조달이 어려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OCI는 이날 8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1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발행물량의 절반인 400억원어치를 가져가며 나머지 290억원 규모에 대해서는 다음달 2일까지 추가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최근 A급 회사채 발행시장은 연일 미달이 발생하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현대건설기계와 한화건설, GS건설, 사조산업이 연이어 수요예측에서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대해 우려가 커진 탓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비우량등급 회사채에 대한 의심이 시장에 남아 있는 만큼 기관들은 AA급 위주로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실적과 재무구조가 나빠진 기업들은 향후 신용등급 하락 우려로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OCI는 반도체 웨이퍼나 태양전지 부품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회사다. 그간 우량한 사업 안정성을 바탕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아 필요한 현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폴리실리콘 업황이 꺾이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하자 원활하던 자금조달도 삐걱대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도 1,500억원 증액을 목표로 사전 청약을 받았으나 1,43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