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꿉꿉한 장마' 의류건조기 시장 '1등급' 격전…"10% 환급 수요 노려라"

'으뜸효율 가전 환급'이 자극한 건조기 수요
첫 포문은 삼성전자가 열어…라인업 확대 나서
LG전자, 트루스팀 내세운 신제품으로 '참전'
출시시기 재는 위니아대우까지 "경쟁 후끈"

LG전자 모델들이 핵심부품 개선을 통해 에너지효율 1등급을 인정받은 LG트롬 건조기 스팀씽큐 건조기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꿉꿉한 날씨에 의류 관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가는 장마철, 가전업계에 ‘1등급 전쟁’이 벌어졌다. 격전이 벌어지는 곳은 바로 의류건조기 시장.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3월 내놓은 ‘그랑데 AI 건조기’가 첫 총성을 울린 이후, LG전자(066570)와 위니아대우도 출격하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소비 진작의 일환으로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 일정 금액을 환급해주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 대상에 의류건조기를 추가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1등급을 받은 신제품이 잇따라 시장에 노크하고 있다. ‘정책발’ 수요를 놓치지 않겠다는 가전업체들의 의지가 읽힌다. 현재 국무회의를 통과한 3차 추가경정 예산안에는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대상으로 건조기가 새롭게 추가되었고 관련 예산도 3,000억원을 증액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날 LG전자는 고효율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와 듀얼 인버터 모터 등 핵심 부품의 성능을 개선한 ‘LG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를 출시했다. 대용량으로 분류되는 16kg 제품으로, 표준 코스를 기준으로 제품을 사용했을 경우 연간 4만4,000원 가량의 전기료만 부담하면 된다. LG전자는 이 제품에 자사 의류관리 가전의 특화기술인 트루스팀 기능이 들어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스팀 살균코스를 이용할 경우 유해세균은 물론 인플루엔자나 아데노, 코로나(MHV) 바이러스 등이 제거된다고 LG전자 측은 설명한다. 또한 아기옷 살균 코스를 추가하고 열에 약한 옷감으로 만든 아웃도어 의류의 냄새를 빼주는 기능 등도 추가하며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차별화된 스팀기능은 기본이고 1등급 에너지효율을 더해 차원이 다른 의류 관리 경험을 소비자에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LG 1등급 의류건조기 시장서 자존심 대결


같은 날 삼성전자는 에너지 효율 1등급 의류건조기의 라인을 확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품은 소규모 가족이나 1, 2인 가구를 공략한 9kg 용량이 눈길을 끈다. 신제품 ‘삼성 그랑데 AI 건조기’에는 총 8개의 센서가 주기적으로 건조기 내부의 온·습도를 감지해 최적의 상태로 건조해주는 ‘AI쾌속 건조’ 기능이 적용됐다. 또한 의류 건조정도를 확인하는 센서가 들어있어 불필요한 건조시간을 줄여준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기존 삼성전자의 9kg 의류건조기에 비해 전기료가 회당 88원 수준으로 약 20% 절약되고, 건조 시간도 63분(쾌속코스 기준)으로 13분이나 줄어든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9kg 건조기까지 1등급을 받아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 용량에서 1등급 제품을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프리미엄하우스에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인 9kg 건조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위니아대우도 최근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개발 중인 10kg 의류건조기에 대한 에너지효율 1등급 인증을 받았다. 신제품 출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위니아대우 관계자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에너지효율 1등급) 인증 받은 것이기에 출시 관련 사항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위니아대우가 빠르면 내달 신제품을 내고 1등급 의류건조기 경쟁 대열에 합류할 거라 점치고 있다.

'정책발' 수요는 국회 하기나름? "에너지 고효율 제품 선호 타깃"


한편 가전업계는 앞서 정부가 1차 추경안을 확정할 당시 삼성전자 제품만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해 의류건조기를 환급대상에서 뺐던 만큼 신제품이 쏟아지는 현 상황이 긍정적 신호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만약 정부안대로 3차 추경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으면 소비자들은 환급대상인 의류건조기를 포함해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입하고 정해진 기준대로 신청을 넣으면 가전제품 구매금액의 10%, 최대 30만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추경안이 어떻게 통과될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지만, 환급을 굳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고효율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뚜렷하기에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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