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와 투자]퇴직연금 수익률 ETF로 높이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하철규 수석연구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하철규 수석연구원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장수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방치된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여 연금소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19년말 기준 221조원으로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평균수익률은 1.76%로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5.45%)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저금리 상황임에도 원리금보장상품(89.6%) 등 안전자산에 편중된 운용과 가입자의 무관심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2017년기준 퇴직연금 가입자의 90.1%가 운용 지시를 전혀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환경에서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보다 먼저 저금리를 경험한 선진국 퇴직연금 운용전략을 참고할 만하다. 2018년말 기준 글로벌 연금자산 상위 7개 국가의 자산은 주식(40%), 채권(31%), 대체투자(26%)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 되고 있다. 퇴직연금에서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실적배당형 상품으로는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특히,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된 인덱스펀드로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며, 증권시장에서 주식처럼 직접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으며, 펀드보다 결제기간이 짧고 수수료도 저렴하다. 또한 ETF 기초자산이 시장대표지수, 섹터지수, 해외지수, 배당주 뿐만 아니라 채권, 금, 원유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개인투자자들이 ETF를 어떤 식으로 투자하면 잘 활용할 수 있는지 체크포인트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연금가입자는 적어도 분기 또는 반기 기준으로 수익률을 체크해 봐야 한다. 둘째, 퇴직연금은 실적배당형 상품의 투자비중을 일정수준 유지하는 것이 좋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수익률은 마이너스나 다름없기 때문에, 고배당 ETF, 채권형 ETF, 리츠 ETF 등을 활용해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 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셋째, 글로벌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국내증시가 글로벌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국내에도 미국·중국·유럽·인도·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주가지수 기초자산 ETF가 상장돼 있으며, 섹터 ETF나 테마 ETF를 활용하면 글로벌 1등 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다. 넷째, 장기간 운용하는 퇴직연금계좌는 ETF를 활용하면 수수료를 절약하여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다. 퇴직연금은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서 ETF 매매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ETF를 활용해 글로벌 분산투자를 하고, 고배당주나 채권형 ETF 등에 분산투자하면 수익률이 개선돼 안정적인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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