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 중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자 다시 새끼에게 다가가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제주도 앞 바다에서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의 사진과 영상이 공개됐다.
26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최근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생태를 관찰하던 중, 어미 돌고래가 이미 죽은 새끼 돌고래를 수면 위로 올리려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포착했다.
태어난 직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돌고래의 사체는 꼬리지느러미와 꼬리자루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
수과원의 김현우 박사는 죽은 새끼의 크기나 상태를 고려할 때 어미 돌고래가 2주 이상 이런 반복적인 행동을 보인 것으로 추정했다.
어미 돌고래는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새끼를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업고 유영하기를 반복하여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돌고래 무리 근처에서 보트를 타고 이 모습을 관찰하던 연구진은 약 5분간 어미의 행동을 촬영했으며 돌고래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서둘러 조사를 종료했다.
고래연구센터에 구축된 DB자료에서 검색한 결과, 해당 어미 돌고래는 지난 2008년 4월 처음 발견돼 ‘JBD085’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개체로 확인됐으며 과거에도 출산 경험이 있는 암컷 성체로 파악됐다.
어미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한동안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세계 곳곳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특이 행동이다.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무리에서도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한 차례씩 관찰된 바 있다.
과학자들은 죽은 새끼에 대한 어미의 애착 행동은 무리의 개체를 지키기 위한 방어 행동의 일종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유영하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