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준호 이지스자산운용 개발투자부문 대표가 25일 서울 강남 그레이프라운지에서 열린 서울부동산포럼 세미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밸류애드 전략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부동산포럼
“부동산 밸류애드(Value Add·가치 부가) 투자 전략에서도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웰니스(Wellness)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복준호 이지스자산운용 개발투자부문 대표는 25일 서울 강남 그레이프라운지에서 열린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 제61차 오찬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복 대표는 “(코로나로) 리테일 매출이 줄고 임대료를 높게 받기 힘든 상황이 오면서 가치 부가 요소로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오피스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뿐 아니라 물류창고와 같은 시설에도 사용자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핵심 부가가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밸류애드란 자산의 용도를 바꾸거나 증축·리모델링해 자산 가치를 끌어 올리는 행위를 말한다. 일종의 자산 업그레이드다. 밸류애드의 대표적 기법은 오피스 내 상업시설 리모델링 및 입점 브랜드 교체다. 건물 화장실이나 외관 일부를 수리하고 확장하는 한편 맛집을 유치해 사람들을 끌어 모아 순영업수익(NOI)을 올리고 건물 가치를 개선해왔다. 이지스운용이 투자했던 여의도 씨티프라자가 대표적인 예다. 저층부 3개 층 상가를 층당 240㎡(약 72평)씩 증축하고 화단은 테라스로 개선했다. 여기에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대중적인 식당으로 구성된 식객촌을 유치, 건물 가치를 개선했다. 시설 개선을 통해 상가 임대료가 크게 개선됐고 건물 매각으로 상당한 차익을 남겼다.
이지스는 여의도 오투타워테라스 빌딩을 통해서도 2세대 밸류애드를 보여준 바 있다. HP타워로 유명한 이곳은 1998년 지어져 30년 이상 된 건물이었다. 이지스는 2018년 블라인드 펀드로 빌딩을 사들였고 이후 오피스였던 2~3층을 상업 시설로 변경하는 한편 공개공지 기부채납으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상업시설 3개층에 991㎡(약 300평)을 증축했다. 오피스 외관과 로비홀 개선 작업도 진행했다. 이후 씨티프라자와 달리 여의도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삼씨오화·이도맨션·오복수산과 같은 강남 이미지의 깔끔하고 인기 많은 상점을 다수 유치했다. 이를 통해 건물 가치가 개선됐다.
최근의 밸류애드 전략은 조금 달라졌다. 건강과 행복, 복지를 의미하는 웰니스가 건물 가치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복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과 복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관련 산업 또한 성장세인 점이 이유”라며 “리테일 구성 변화만으로는 이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쓰는 임금과 복리후생비용, 임대료, 에너지 지출 비용 등 사업운용 비용의 90%가 임직원 임금과 복리후생에 사용된다”며 “실내 공기 질이나 채광, 수질, 안정감 등과 같은 요소가 기업의 생산성과 건물의 가치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그린빌딩협의회(WGBC)의 보고서를 보면 임직원의 업무효율도와 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임직원의 건강상태 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 그레이프라운지에서 열린 서울부동산포럼 61차 오찬 세미나에서 회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사진제공=서울부동산포럼
실제로 이지스는 오투타워테라스의 공기질 개선을 위해 관련 장비 스타트업 어썸레이와 함께 공조 시스템을 개선 중이다. 복 대표는 “일본은 지방에 위치한 물류 창고에서 일하는 직원의 복지를 위해 스타벅스를 입점시킨 곳도 있다”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웰니스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은 부동산 개발 및 금융, 마케팅, 자산 관리 등 업계 오피니언 리더와 부동산 학계 교수, 법률, 회계, 감정평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순수 비영리 단체다. 건축사무소 아라그룹 왕정환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다. 2003년 63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현재 약 200명이 활동 중이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