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격 소집한 자문단… ‘검언유착’ 수사팀 "부적절 지속 건의"

지난 2월 13일 부산고등·지방 검찰청을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이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비롯한 간부진과 인사하는 모습./연합뉴스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팀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온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팀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한 것이다. 향후 전문수사자문단에서 수사팀의 의지와 반대되는 결론이 나올 경우 또 다시 반발이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 반대 의견 내온 사실 전격 공개
26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수사 내용과 경과, 향후 계획,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인 현재 상황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논의 및 결정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대검에 지속적으로 보고 및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모 일간지의 ‘윤석열의 자문단 꼼수? 정작 수사팀이 회의 보이콧했다’ 보도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이 매체는 대검 부장검사 회의를 수사팀이 ‘보이콧’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대검 부장회의 내용 및 관련 경위 등에 대해 확인해드릴 사항은 없다”면서도 전문수사자문단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계속 내왔다고 밝혔다.


자문단 결과 따라 또 다시 갈등일 듯
윤 총장이 직접 소집을 결정한 전문수사자문단에 대해 수사팀이 반대해왔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윤 총장은 19일 대검 부장검사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듣고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 이는 채널A 이모 기자가 전문수사자문단을 꾸려 수사의 적절성을 살펴달라고 대검에 진정한 것을 검토한 결과였다. 대검 부장회의에서는 전문수사자문단을 열 만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최측근인 한 검사장이 연루된 사건을 두고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을 한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향후 전문수사자문단의 결정이 수사팀의 방향과 다를 경우 갈등이 재연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컨대 전문수사자문단에서 채널A 이모 기자에 대해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이 모아 졌을 때 수사팀은 이에 불복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검 형사부 과장·연구관 전원은 강요미수 혐의 적용이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단, 내달 초 열릴 듯… 결과는 비공개
한편 전문수사자문단은 늦어도 내달 초에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문단은 ‘수사 경험과 역량을 갖춘 검사’ 또는 ‘형사사법제도 등의 학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 7∼13명으로 구성된다. 대검의 담당 부서와 수사팀이 현직 검사나 변호사, 법학교수 등을 단원으로 추천하면 검찰총장이 위촉한다.

자문단 회의가 열리면 대검 담당 부서와 수사팀이 의견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한다. 자문단은 특정한 쟁점을 지정해 의견서를 요구하거나 관련 분야 전문가를 불러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토론을 거쳐 일치된 의견을 내도록 노력한다. 여의치 않으면 출석한 단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견을 정한다. 결과는 수사팀에 통보되며 외부에는 비공개 된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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