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94.0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하락했다. 2009년 1월(-26.7%)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4월(-12.6%)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 수출물량은 전년 대비 57.6% 하락하면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섬유 및 가죽제품(-42.4%), 금속가공제품(-33.2%), 석탄 및 석유제품(-26.7%) 등 주요 수출품목도 줄줄이 타격을 받았다. 수출금액지수도 82.08로 전년 대비 25.1% 하락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08.8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제1차 금속제품(-23.1%)과 섬유 및 가죽제품(-12.2%)이 줄어든 반면 기계 및 장비(14.2%), 운송장비(9.8%) 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외제차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봉쇄조치를 하면서 우리나라는 차량을 거의 수출하지 못했는데 반대로 한국은 봉쇄를 거의 하지 않으면서 차량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입금액지수는 유가 하락 등으로 20.8% 떨어졌다.
우리나라 교역조건을 보여주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9.82로 전년 동월 대비 10.1% 올랐다. 이는 다른 나라에 상품 하나를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다른 나라의 물건을 얼마만큼 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하락했다./조지원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