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전동킥보드 ‘고고씽’이 주차돼 있다./서울경제DB
#직장인 A씨는 오랜만에 전동킥보드를 이용한 후 결제금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전이면 1,500원이면 충분했던 거리의 이용 요금이 3,000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A씨는 “걷기엔 멀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기에는 애매한 거리를 이동할 때 전동킥보드가 편리했는데 이렇게 이용 요금이 올라버리니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28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동킥보드 같은 1인 모빌리티 이용이 증가한 가운데 주요 전동킥보드 업체들이 기본 요금을 인상하거나 무료 이용 시간을 폐지, 별도의 주말·심야 요금을 신설하는 등 평균 이용요금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씽씽’은 지난해 12월 심야요금제(기본 2,000원+100원/분)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주말 요금제(기본 1,500원+100원/분)를 론칭했다. ‘킥고잉’은 올초 신형 모델을 도입하면서 기본 요금에 포함되는 5분 무료 이용 시간 제도를 폐지했다. 구형 모델에는 5분 무료 이용이 적용되지만 신형 모델은 탑승 시 바로 분당 1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스윙’은 론칭 당시 기본 1,000원(10분 무료)에 분당 100원이었던 요금을 기본 1,200원에 주간에는 분당 180원, 야간에는 분당 250원을 부과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 같은 요금 변화로 소비자가 내야 할 금액은 1.5배~2배 가량 많아졌다. 기존 요금제 대로라면 대략 1,500원 정도면 10분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서비스별로 많게는 3,700원을 지불해야 된다. 이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따릉이’와 비교할 때도 전동킥보드 이용료는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따릉이의 1시간(일일권 기준) 이용 요금은 1,000원으로, 이는 전동킥보드 이용요금의 대략 10%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요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의 높은 지불 의사를 바탕으로 전동킥보드 시장은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전동 킥보드 애플리케이션의 월간실사용자수(MAU)는 21만4,451명으로, 전년 동기(3만7,294명) 대비 약 6배 증가했다. 모바일인덱스 측은 이 같은 증가세에 대해 “따뜻해진 날씨와 더불어 코로나19로 혼잡한 대중교통 대신 전동 킥보드가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요금 상승과 사용률 증가 덕분에 일부 업체는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스윙의 경우 따뜻한 날씨와 코로나19로 인한 이용률 증가로 적자 폭을 크게 개선한데 이어 이달에는 흑자를 기록했다. 김형산 스윙 대표는 최근 여의도 전경련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전동킥보드는 적은 투자 비용과 이용 요금 대비 고객의 높은 지불 의사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이 있는 사업 분야”라면서 “스윙은 서비스 출시 4개월 만에 공헌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이달에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