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과 ‘정보’ 사이…‘랭킹’ 둘러싼 앱(App) 속 전쟁

호갱노노 아파트 인기 순위 신뢰도 의문
끊이지 않는 모바일 앱 랭킹 조작 의혹
음원·실검 등은 폐지하거나 기술 보완

호갱노노 실시간 인기 아파트 순위와 실시간 방문자 분석 데이터 이용화면/스마트폰화면캡처

“호갱노노 앱을 켜고 우리 단지를 클릭해두세요.” “오늘 ○○그룹이 컴백 합니다. 팬 여러분은 앨범 전곡을 밤새 스트리밍 해주세요.” “오늘 실검 1위 갑시다.”

모바일 앱에서 제공하는 ‘랭킹(순위)’ 정보는 실시간 이용자들의 관심도를 파악하기에 가장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실검(실시간검색어) 조작, 음원 차트 조작 등 순위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계속됐고, 최근에는 부동산 앱에서까지 순위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제기돼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의 1위였던 ‘직방’을 제치고 일 사용자 수 1위에 오른 ‘호갱노노’가 때아닌 순위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호갱노노는 실시간 이용자 수를 기반으로 아파트 단지나 지역의 인기 순위를 제공하고 있는데, 일각에서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입주민협의회 등이 주민들을 동원해 자신들의 아파트 단지 순위를 올리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일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앱을 켜두라는 지시까지 내릴 정도다. 인기 단지처럼 보여 매수자들의 관심을 끌고 결과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올리기 위함이다.

‘실검’과 ‘음원’ 등 다양한 모바일 앱들도 오랫동안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이들은 최근 대부분 서비스를 폐지하거나 기술적 보완을 하고 있다. 카카오는 포털 사이트 ‘다음’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를 지난 2월 폐지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급상승검색어 서비스에 개인별 맞춤 실검 차트를 제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검색어 추천 시스템 ‘리요(RIYO)’를 도입했다. 음원 플랫폼업계에선 플로와 멜론이 순위 표시를 없애는 등 실시간 음원 차트를 사실상 폐지했다.

쇼핑 플랫폼에서도 검색 순위가 사업자들의 매출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를 올리기 위한 사업자들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의 경우 “무료배송을 하면 평균 매출이 최고 33%까지 상승한다”면서 사업자들에게 검색 랭킹을 올리는 방법을 설명한 별도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앱 내 순위 정보는 실시간 이용자들의 관심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정보 제공 서비스이지만 한편으로는 광고 수익이나 매출 등과 직결되는 만큼 조작 위험성이 큰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검색 결과나 순위를 제공하는 등 기술적 차원에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주원·권혁준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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