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럼]"산업화 못하는 과학기술 초격차는 무의미"

패널 7인 '초격차 가는길' 제언
"러닝머신보다 운동장을 달려야
연구기관-기업 산학협력 중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과학기술은 연구를 넘어 산업화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박한수 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겸 지놈앤컴퍼니 대표)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20’의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본행사에 앞서 패널로 초대된 학계·업계·정부 관계자 7인에게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초격차를 갖추기 위한 필수 요건을 물었다. 그들은 일정 수준에 오른 국내 기초연구와 연구개발(R&D)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제품화와 사업화가 필수라고 한목소리로 답했다. 이원재 요즈마그룹 아태지역 총괄대표는 “한국과 이스라엘의 차이는 기술 사업화와 창업 중심의 R&D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내에서 러닝머신으로 열심히 뛰는 것보다 운동장에서 달리며 앞으로 한 발이라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러한 지적은 우리나라 R&D 정책이 연구자와 연구기관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R&D 정책은 R&D의 수요자인 기업과 유리돼 있다”며 “그 결과 연구 결과물이 국가 경제나 일자리 등에 미치는 구체적인 성과가 매우 작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용화·상용화할 수 없는 기술은 초격차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앞으로 과학기술을 통한 초격차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산학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기업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교와 꾸준히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학교에서는 교수 평가 때 단순히 논문 업적만 말고 산학협력 결과를 높이 평가하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교수 역시 “기초과학 분야에서 R&D를 기획·진행·평가할 때 산학협력을 구성하도록 제도화 내지는 명문화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연구자와 연구기관 평가에서도 산학연계 부분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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