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어 美 노션까지 진출...하반기 협업 툴 전쟁 벌어진다

노션, 협업플랫폼 3분기 중 한국어 버전 공식 론칭
카카오는 기업용 카톡 '카카오 워크' 곧 출시 예정
네이버 '라인웍스'·티맥스 원격근무 앱 경쟁 가세

실리콘밸리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생산성 앱 노션이 한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두드린다. 카카오(035720) 역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유사한 UI(유저 인터페이스)를 내세운 협업 플랫폼 ‘카카오 워크’ 출시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 ‘협업 툴’ 왕좌를 둘러싼 각축전이 예고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노션은 오는 3·4분기 중 한국어 버전을 공식 론칭할 계획이다. 이는 전 세계 400만명 이용자를 보유한 노션이 미국 이후로 처음으로 진출하는 외국 시장으로, 자발적으로 한국에서 형성된 대규모 유저 베이스에 힘입은 것이다. 노션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에 이어 노션 사용자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라며 “올해 5월 기준으로 지난 1년 간 노션 한국 사용자 수는 263% 증가했다”고 밝혔다.


노션은 ‘커스터마이징(개인화)’을 극대화한 협업 플랫폼이다. 디자인 회의용, 원격근무 중 브레인스토밍용, 회의내용 기록용 등 각종 업무에 맞게 구성된 템플릿을 코딩 없이도 간단하게 불러와 적용할 수 있다. 이에 업무가 역동적인 당근마켓, 리디북스, 쏘카 등 국내 스타트업 사이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기업용 카카오톡’을 표방하는 카카오 워크의 무기는 ‘친숙함’이다. 하반기 출시되는 카카오 워크에는 4,500만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보유한 카카오톡과 동일한 UI가 적용된다. 카카오톡 메신저처럼 이모티콘도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 워크는 사내 메신저 기능을 중심으로, 조직도·전자결재 기능을 비롯한 회사 주요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게 한 종합 업무 플랫폼이다. 여기에 더해 기업별로 업무 환경에 따라 보안 옵션이나 AI(인공지능) 기술 기반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개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카카오 워크는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직원들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다. 이후 카카오 본사나 자회사 내 사용성 테스트를 거쳐 업무협약을 맺은 LG전자, NH투자증권, 에버랜드(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등 파트너 기업을 우선순위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2016년 출시한 협업 툴 ‘아지트’ 역시 2만7,905개 기업에서 사용 중이다.

네이버는 자사 협업 툴 ‘라인웍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웍스모바일은 앞으로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라인웍스를 무기한 무료 제공한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2월부터 무료로 제공해온 라인웍스 ‘라이트(Lite)’ 버전 무료 배포 기한을 7월까지로 연장했다. 라인웍스는 이 같은 무상지원 캠페인을 통해 신규 가입 고객사가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티맥스A&C는 클라우드 기반 원격근무 앱을 탑재한 플랫폼 ‘티스페이스’를 지난 3월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화상회의 앱 ‘티미팅’, 클라우드 오피스 앱 ‘티오피스’, 파일 저장소 ‘티드라이브’ 등을 합친 ‘올인원’ 제품이다. 기업 환경에 따라 퍼블릭 클라우드가 아닌 온프레미스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방식으로 도입이 가능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원격근무가 ‘뉴 노멀’로 자리 잡고 있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협업 툴 도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나 ‘슬랙’은 물론이고 ‘잔디’, ‘플로우’ 등 토종 협업 툴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미국 리서치 전문 기관 리포트링커는 전 세계 협업 툴 시장이 연평균 11% 성장해 2023년에는 약 599억달러(약 72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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