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단독주택. 해당 주택은 지난 2016년 9월 3억3,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그 후 30개월이 경과한 지난해 3월 같은 주택이 무려 6억9,000만원이 오른 10억2,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상승률로 보면 209.1%로 세 배를 넘는다. 해당 주택은 기존 노후화된 지역에서 뉴타운으로 거듭나고 있는 ‘이문휘경 재정비촉진지구’ 내에 위치해 있다. 재개발 지분인 셈이다.
서울 재개발 지역 내 단독·다가구 주택 가격이 단기간 내에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공급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재건축 사업을 더욱 옥죄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재개발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공급 확대가 없는 규제가 지속되면서 도심 내 주택 공급의 한 축인 재개발이 더 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30개월 만에 200% 오른 재개발 주택=30일 밸류맵이 지난해 서울 단독·다가구 주택 가운데 반복 거래된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단기간(36개월 이내)’에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경우는 주로 재개발 구역 내 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새 100% 이상, 즉 매매가가 두 배 오른 사례가 적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은평구 갈현1 주택재개발 지역 내 주택 또한 2017년 3월 1억8,7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지난해 11월 5억원에 손바뀜돼 32개월 사이 167.4% 올랐다. 은평구 수색8 재정비촉진구역 내 주택 또한 2017년 6월 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주택은 25개월 후인 지난해 7월 134.1% 상승한 5억1,500만원에 팔렸다. 수색13구역에서는 2018년 5월 2억9,400만원에 팔린 집이 지난해 12월 6억8,520만원에 거래됐다. 19개월 만에 133.1% 오른 셈이다. 이 밖에도 동작구 노량진지구, 관악구 신림 뉴타운 등에서 매매가가 단기간에 크게 상승한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감정원 통계 분석 결과 2017년 5월에서 지난 5월까지 3년 동안 서울에서 준공 20년을 초과한 노후 단독·다가구 주택의 가격 지수는 15.93% 올라 10년 초과~20년 이하(15.49%), 10년 이하(13.92%) 등 여타 연령대의 주택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공급 부족 우려 속, 재개발에 몰린 수요=전문가들은 재개발 주택값이 급등한 이유에 대해 공급 부족 우려가 크다고 말한다. 서울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오르자 수요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재개발 구역들로 눈을 돌린 것이다. 실제로 앞선 사례들 또한 모두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구역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각종 재건축 규제들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점 또한 재개발 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 사업은 재건축 사업과 달리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6·17대책을 통해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이 2년 이상 실거주해야만 분양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역시 재개발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이에 비교적 사업속도를 내고 있는 재개발 구역들의 인기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결국 재개발 사업을 통해서도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 사업을 계속 규제하고 있고, 이에 따라 신축 공급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람들이 (재개발로)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