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럼2020]전자피부, 미래기후 예측… 포스트코로나시대 핵심기술 과시

<이달의 과기인상 상반기 시상식>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웨어러블 기기 사용 피부
초음파로 생체 기기 충전
기초과학 독보적인 성과

3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2020 상반기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시상식’에서 이종환(왼쪽)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노정혜(〃 세번째)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상반기 수상자 및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호재기자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상반기 시상식도 함께 개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지난 1997년 4월 첫 수상자를 시작으로 23년간 매월 세계적인 연구로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린 과학인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3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과 강상욱 과기정통부 미래인재정책국 국장,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수상에 앞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학기술이 결정한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축하했다. 노 이사장도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상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전자피부 기술과 나노와트 수준의 전력만으로 구동되는 단일칩 개발,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의 체내충전 기술 등 시대를 앞서는 연구성과로 주목을 받았다.

이날 상을 받은 과학기술인들은 모두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 가족과 동료 연구자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뜻을 전했다.

1월 수상자인 김도환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생체 촉각 세포를 모사한 초고감도 이온트로닉 전자피부 기술을 개발한 점을 인정받았다. 초고감도 이온트로닉 전자피부 기술은 몸에 부착하거나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기기 상용화는 물론 전자기기와의 상호작용을 돕는 스마트 인터페이스 기술 선점의 토대를 마련했다. 김 교수는 “지난 8년간 전자피부 연구에 매진하게 해준 아내와 딸, 고생한 연구진, 학생들에게 감사하고 좋은 연구자와 교육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2월에 상을 받은 심재윤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국내 최초로 나노와트 수준의 전력만 있으면 작동하는 무선 사물인터넷(IoT)용 플랫폼을 단일칩으로 구현, 헬스케어와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IoT 융합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 교수가 개발한 것은 나노·바이오 센서와 루프 안테나, 초소형 박막 배터리 등을 하나의 칩으로 구동하는 ‘단일칩 컴퓨팅 시스템’이다. 특히 이 시스템은 인체에 삽입할 수 있는 것으로 해당 기술 중에는 가장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 교수는 “연구활동을 하면서 지치지 않고 연구하게 응원해준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고 연구동료로서 저를 믿고 도와준 제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3월의 영예는 황대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에게 돌아갔다. 황 교수는 최근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조기발병 위암(만 45세 미만 사람에 발생)의 유전단백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진단·치료법 개발을 위한 지식을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황 교수는 “사실 이 연구는 50명이 넘는 연구자가 공동 연구자에 표기될 만큼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며 “(코로나19로) 참석하지 못한 부모님과 아내, 저희 딸들, 학생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4월에는 김상우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 교수는 의료현장의 초음파와 정전기를 이용해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집하고 이를 다시 몸속의 소자에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사용하는 초음파를 이용해 발전소자에 마찰전기를 일으켜 의료기기를 구동하는 원격 에너지 충전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한 소자를 제작했다. 김 교수는 “2016년 영국에서 한국에 왔을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고 2년 뒤 어머니께서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다. 저에게 절실한 연구였고 수상으로 이어졌다”며 연구 배경과 소감을 설명했다.

5월 수상자인 전헌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무질서한 광모드의 속성을 규명하고 차세대 레이저로 주목받는 ‘무작위 레이저(random laser)’ 제어 기술을 개발해 나노 광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교수는 “연구를 시작하면서 이런 상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경사스러운 일까지 귀착이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추천해주신 학과와 선정해주신 많은 관계자께 감사 드린다”고 강조했다.

6월 이달의 과기인상은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가 품었다. 예 교수는 기후모델 실험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미래 기후를 예측하고, 열대지역의 강수량 구조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론을 제시했다. 예 교수는 지구온난화에서 열대 기후의 세밀한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기 순환의 구조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후학계에 제시하고 관련 논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019년 3월호에 발표했다. 예 교수는 “매달 과기인 상이 발표될 때마다 받아보고 싶었는데 이제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돼 기쁘다”며 “더욱더 열심히 연구해서 정책입안자, 대중들에게 기후변화가 어떻게 나아갈지 알리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올해 11주년을 맞은 서울포럼에서도 네이선 울프 메타바이오타 이사회 의장이 기조강연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의 세상을 전망해 국내 과학기술계에 화두를 던졌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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