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공식 해제 관측에 활짝 핀 중국 소비주

中기업 관광상품 첫 공동판매 소식에
화장품·면세·여행·엔터 등 업종 강세
코로나로 타격 中소비 회복도 한몫
관광公은 "한한령 해제와 무관" 해명


화장품·면세점·미디어·엔터·여행 등 중국 소비에 큰 영향을 받는 업종의 종목들이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제한령)’ 해제 기대감에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 소비주가 지난 1·4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급락장에서 반등한 후 횡보하고 있는 증시의 상승 동력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한한령이 해제되더라도 관련 기업의 실질적인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한국화장품(123690)·코리아나·클리오(237880) 등 일부 중소형 화장품주들과 YG PLUS(037270)가 오전 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화장품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JYP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등 엔터테인먼트 3사와 여행사 하나투어(039130)·모두투어(080160)뿐만 아니라 면세점의 호텔신라(008770)와 롯데쇼핑(023530)·신세계(004170) 등 유통업종 종목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상승세에 힘입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YG PLUS, 스튜디오드래곤(253450) 등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중국 소비주 중에서도 온라인 판매 또는 중국 현지 사업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적은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화장품 업종의 경우 한한령 해제에 따른 수혜가 단기적으로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한령 해제와 별개로 중국 소비 회복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을 더 유망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위주로 소비가 이뤄지는 면세점·여행 업종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 회복 수혜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날 중국 소비주 강세의 배경으로는 한국관광공사와 중국 대표 여행기업 씨트립의 한국관광상품 공동 판촉 행사 ‘슈퍼보스 라이브쇼’의 7월1일 진행 소식이 지목된다. 지난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해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상품과 한국 연예인 방송 출연 등을 금지한 후 중국 전역에 한국 관광상품이 공식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유로 한한령 해제가 공식화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 측은 “한한령은 단체여행객 상대의 패키지 상품에 적용돼왔고 이번 판촉 행사는 개인에게 호텔과 관광시설 등 단일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한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오후까지 화장품주를 중심으로 한 중국 소비주의 강세가 지속됐다.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으로 한중관계 개선이 이어지면서 관련 종목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중국 현지 소비 회복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3월을 저점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광군제(11월) 등 연말 소비시즌을 감안하면 이연 수요와 함께 하반기 면세점의 매출 반등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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