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질권 안풀려...장중에 블록딜한 휴젤

30일 장 전에 실패...장중 지분 매각
주관증권사, 기술적 이유로 못 풀어
추가 할인 적용안돼 투자자 반발도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연합뉴스


김병건(사진) BK메디컬그룹 회장이 NH투자증권(005940)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접촉한 끝에 수요를 확인하고 지난달 29일 종가(51만8,000원)에 9%의 할인율을 적용해 주당 47만원대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수자도 확보했지만 정작 매도자인 김 회장 측이 약속된 물량을 맞추지 못해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은 김 회장과 닥터비케이의 보유 지분 일부에 설정된 질권을 기술적인 이유로 매도 전 해결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속한 시간 내 거래를 하지 못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사 NH투자증권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장중 사전에 협의된 기관투자가에 지분 일부를 팔았고, 남은 지분은 외국인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 측의 물량은 장중 모두 소화됐다. 추가 할인율은 적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가격은 수요예측을 통해 협의한 47만원대에서 진행됐다.

오전에 처분됐어야 할 지분이 장중에 대거 쏟아지면서 이날 휴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휴젤은 전일 대비 8.8% 하락한 47만2,500원에서 장을 마감했다. 기관투자가들은 가격 할인에 따른 차익을 기대할 수 없지만 장기적인 투자를 목적으로 물량을 받아간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주관사의 실수가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주관사가 지분의 매각 가능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매각에 나선 것은 분명한 실수라는 지적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록딜 거래에서 보기 어려운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성형외과 의사 출신인 김 회장은 2007년 휴젤에 초기 투자한 오랜 주주다. 그가 1억3,000만원에 매입한 휴젤 주식은 최근 주가 기준 1,450억원으로 평가됐다. 블록딜을 끝으로 김 회장은 약 245억원어치의 주식을 남겨두게 됐다. 잔여 지분은 3개월간 보호예수 조치된다. /조윤희·강도원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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