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오는 8월로 예상되는 한미연합훈련을 북한이 불편해 하는 만큼 그 전에 남북이 이와 관련해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아예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규모와 성격에 상관없이 북한은 비판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한미연합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중간 단계라는 점에서 북한도 중장기적으로는 평화를 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게 문 특보의 설명이다.


이 전 장관은 한 발 더 나아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한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진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국방부가 훈련 중단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어 “북핵 포기가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한다면 거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와 이 전 장관은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의 걸림돌로 지목한 한미워킹그룹의 운용 방향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문 특보는 “한미워킹그룹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면서 “UN 안보리 제재결의안에 저촉되는 품목들을 승인받기 위해 협의한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미국이 제재 대상이 아닌 문제에 대해서도 제동을 거는 경우 역기능이 생긴다”며 “제재결의안에 저촉되는 품목은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풀어나가고 인도적 지원이나 개별관광 등은 우리가 해나감으로써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한미워킹그룹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옥죌 수밖에 없는 태어나서는 안 될 운명”이라며 “역기능이 순기능보다 너무나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만들어진 기구를 해체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북핵 문제 논의에 집중하도록 역할과 기능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최근 추진하는 새 안보라인 구성에 관해서는 이 전 장관은 “한 마디로 전략 운용능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고 문 특보는 “집행력이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