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에 특별강연자로 참석한 유승주 유타대 의공학 및 약학과 교수가 초격차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세상을 뒤집어놓은 ‘유전자 가위’ 기술만 해도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생명과학을 기본으로 박테리아와 면역 시스템에 대한 탄탄한 연구가 먼저 있었습니다. 제가 개발하고 있는 ‘콜라겐’ 부문에도 바로 기초과학을 발판으로 기술과 산업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유승주(사진) 유타대 의공학과 및 약학과 교수는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 콜라겐 접합물질의 개발과정을 소개하면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섬유 단백질인 콜라겐을 재생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고 바이오텍 기업 ‘3헬릭스’를 창립해 질병 진단과 치료에 응용하고 있다.
콜라겐은 3중 나선형 구조로 돼 있는 단백질 섬유다. 건설 자재에 비유하면 강철이 꼬여 있는 케이블 같은 형태로 신체를 지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유 교수는 이 콜라겐이 붕괴하는 열화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며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암·노화 등의 현상은 콜라겐이 붕괴되는 것과 관계가 깊다”면서 “콜라겐의 붕괴과정을 알고 반대로 리모델링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혁신적인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유전자 염색체 DNA에서 이뤄온 기초과학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2중 나선형 구조인 DNA와 3주 나선형 구조인 콜라겐 섬유의 유사한 구조를 보고 DNA가 풀리고 결합하는 방식에서 단순한 아이디어를 얻어 해법을 발견했다”며 “논문을 발표했을 때 모든 학자들이 간단한 방법인데 그동안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라는 찬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에 활용되는 DNA를 증폭시키는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을 응용해 콜라겐에 작용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며 “제가 학사 때 화학을 공부한 후 고분자과학·물질과학을 전공하고, 지금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진 것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바이오 기술은 튼튼한 기초과학의 토대에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바이오 기술이 이미 나와 있고 유전자 DNA 혹은 유전자의 부산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며 “그다음 단계는 복잡한 단계로, 분자를 조합해 새로운 엔지니어링이 된 세포나 조직·기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과학이 있기 때문에 진짜 새로운 기술이 나올 수 있고, 혹 새로운 기술을 만들지 못한다 하더라도 기초과학은 여러분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며 “견고한 기초과학과 실험정신이 결합되면 바이오산업 발전에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1일 오전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 유승주 유타대 의공학 및 약학과 교수가 ‘개방·융합·협력을 통한 과학기술의 차별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오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