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업계 부는 '애자일경영' 바람...조직-업무방식도 확 바꾼다

포스트코로나에 맞춰 기민한 전략 변화
KT는 관련 센터 오픈...협력사까지 지원
SKT는 구성원이 조직 신설 가능토록 추진
삼성SDS, ACT구성해 수평소통문화 확산
LG CNS, 코로나19 진단시스템 개발에 적용

경기 성남시 KT분당 사옥에 있는 애자일 키 센터./사진제공=KT
시장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애자일(Agile)’ 경영바람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계에 불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변하는 경제·사회적 지각변동에 맞춰 발 빠르게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민첩한’이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인 애자일은 원래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널리 활용돼 왔던 방법이다. 개발자가 짧은 주기로 먼저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 반응을 살핀 뒤 수정과 개발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기업내 부서 간 경계를 없애 기민하게 협업토록 하고, 사업목표에 따라 구성된 팀에게 권한과 책임을 위임한다.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IT대기업 군단인 일명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의 성공 기반에는 이 같은 애자일 경영기법이 갈려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선 SK텔레콤(017670)이 애자일 경영을 공식화했다. 이 회사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애자일 그룹 추진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어떤 사업을 추진하려는 데 해당 업무를 수행할 조직의 신설 및 보강이 필요하다면 임직원 등 구성원이 직접 해당 조직 신설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시스템통합(SI)분야에선 삼성SDS가 가장 잰걸음을 걷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애자일코어팀(ACT)을 조직해 ‘짧은 개발주기를 통한 지속적인 개선’이라는 업무방식을 사내 전체에 전파시키고 있다. ACT는 품질, 디자인, 사업, 개발 등 사내 조직들과 소통해 팀원 간 수평 적 문화를 정착시켰다. 덕분에 의사결정 속도도 높아졌다. 삼성SDS 관계자는 “고객 요구 사항에 대응하는 리드타임(고객주문에서 납품완료까지의 소요시간)이 개선됐다”며 “임직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면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서비스 상품 개발에 애자일을 활용한 경우도 있다. LG CNS가 대표 사례다. LG CNS는 최근 임직원을 위해 코로나19 자가진단 서비스를 개발했다. 빠른 실행과 피드백의 애자일 방식으로 1~2주 소요될 개발을 3일만에 마쳤다. 김홍근 LG CNS CTO(전무)는 “사내 벤처 등 ‘애자일 경영’이 녹아든 기업문화를 통해 직원들에게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코로나19로 기업 리더에겐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애자일 전략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하며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순위 선정에 애자일 전략 실행 수준을 반영하기도 했다. /김성태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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