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일 야권의 대선 주자는 4개월 뒤인 오는 11월에는 전면에 등장해 본인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당은 52년간 집권하며 우리나라를 만든 정당으로, 다시 나라를 운영할 수 있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면 돌아오는 대선에서 정권을 창출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식당에서 취재진이 차기 대선 주자는 언제쯤 나타나겠느냐고 묻자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차기 대통령 취임 1년6개월 전인 11월에는 자기표현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여당 대선 주자는 겁이 나서 못 나서겠지만 야당 대선 주자는 겁낼 게 없으니 선언하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각하고 있는 대선주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대선주자가 갖춰야 할 자격을 말하며 답변을 갈음했다. 그는 “이름은 말하지 못하지만 어떤 자격을 가진 사람이 돼야 한다는 확신은 있다. 한국이 당면한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가 어려워질 텐데, 결국 국민을 먹여 살릴 능력이 있는 인물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스무고개식 질의응답’을 종합해보면 김 위원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대선 주자는 비호남 출신으로 경제에 정통하고 1970년대 이후 출생했으며 전 국민적 인기가 높은 인물이다. 현재 공직은 맡고 있지 않으며 본인도 대권에 마음이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이낙연 민주당 의원 지지율과 관련해서는 “현시점에서의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2년에도 99%가 이회창 후보가 된다고 했는데 결국 노무현 후보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당에 대해 일시적으로 부정적 감정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을 만든 게 이 정당 사람”이라며 “코로나19 사태에 건강보험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됐나. 코로나19 방역도 박근혜 정부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만든 체계가 작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차기 대선 주자를 논하는 자리에서 백종원씨를 언급해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는 “그만큼 인기가 높아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이라며 “그 사람이 한 나라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인기가 높은 것으로만 치면 BTS가 하면 되지”라며 “다음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보다는 잘난 사람이 돼야 나라가 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 본인이 대선 주자가 되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관심 없다. 60대면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70세가 넘으면 언제 건강이 악화될지 모른다. 그런 무책임한 행동을 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최근 치솟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율에 대해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덕에 지지율이 오르는 것 같다. 한국 사람의 특성이 핍박받는 사람을 동정한다”며 “더불어민주당, 법무부 장관 할 것 없이 공격하니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다 (여권이) 진짜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