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訪韓...내주 비핵화 협상 재개 분수령

문정인 "韓, 북미회담 견인해야"
한미훈련 전 분위기 조성 관측
유화메시지에도 김정은은 잠행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긴급간담회에서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북미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이 임박하면서 정부가 연일 북미정상회담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비공개 강연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우리가 견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북미회담 띄우기에 집중하는 것은 북한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연합훈련을 앞둔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연합훈련이 오는 8월 재개될 경우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며 북미협상의 레드라인(금지선)에 준하는 극단적인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 특보는 한미연합훈련을 8월 진행할 경우 “북한에 어떤 형식으로든지 양해를 구하든, 통보를 하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행복의 불빛 넘쳐흐르는 아름다운 수도의 거리’라는 제목 아래 평양의 야경 사진을 게재했다./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을 띄우며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연이어 발신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도 길어지고 있다. 북한 매체의 보도에 공개된 김 위원장의 모습은 지난달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한 것이 마지막이다. 북한 내부의 심각한 경제상황과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등 풀어야 할 난제가 많은 만큼 추후 행보에 대한 김 위원장의 고심도 깊어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북한의 내부사정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인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고위직 가족에 대한 쌀 배급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고 전 부원장은 “평양 중심부에 사는 조선노동당·정부·군의 간부 가족에 대한 쌀 배급이 2∼3월을 마지막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간부 본인에 대한 배급은 이어지고 있으나 이를 위해 전시 비축미 시설인 ‘2호 창고’를 일부 개방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민간단체 과학국제안보연구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년 전 56개국이었던 대북제재 결의 위반국이 한국을 포함해 62개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북한 석탄 불법수입 문제로 수출 부문에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국가에 포함됐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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