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 폭행과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당시 23세) 선수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최 선수를 둘러싼 폭언과 폭력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2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양선순)는 경찰이 조사해 넘긴 최 선수 관련 폭행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 경주경찰서는 지난 3월11일 검찰로부터 고소장을 넘겨받아 감독 등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감독에 대해서는 사기와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폭행 등 혐의로, 팀닥터와 선배 선수 2명에 대해서는 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송치했다.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사건을 송치 받은 뒤 관찰지역 문제로 다시 지난달 1일 대구지검으로 사건을 이첩했다. 가해자와 유족 등 사건 관계자 대부분이 대구지검 본청 관할지역에 살고 있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현재 대구지검은 경찰 수사 자료를 검토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과 팀닥터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사건을 지난달 초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들은 최 선수가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에서 감독, 팀닥터, 일부 선배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혹행위와 괴롭힘 등을 당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습적 폭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최 선수는 지난 4월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가해자들을 신고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엄청 힘들어서 경찰에 고소했는데 조사에서 애가 실망을 많이 했다”며 “피해자 측에서 수사를 해야 하는데 봐주기식 수사를 했고, 때릴 수도 있고 운동선수가 욕하는 건 다반사라는 식으로 수사했다. 2차 피해가 심각했고 너무 괴로워했다”고 했다.

대한체육회와 가해자들의 2차 가해에 고통 받던 최 선수는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최 선수의 지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이날 오후 5시40분을 기준으로 3만7,344명의 동의를 받았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