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오는 7일 방한하기로 예정된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정세가 변했다”며 미국 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배상과 수출규제 문제에 대해선 한일 간 입장 차가 크다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재차 언급했다.
강 장관은 2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의 오는 7일 방한 가능성 두고 “북미대화가 재개된다면 미국은 유연하게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전개해 남북·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이어나가겠다”며 “정세가 변화함에 따라 우리 대북·외교전략도 수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개선·폐지 주장이 나오는 한미워킹그룹과 관련해서는 “협의체의 대화에는 북한과 교류 시 문제가 되는 제재를 어떻게 풀 것인가 등의 논의도 포함돼 있어 상당히 유용하게 작동해 왔다”며 “지난달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 때도 한미워킹그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관계에 관해선 “간극이 크다”며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를 종료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전제 아래 그 통보만 정지시켜 놓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과 주한미국 감축설에 관해선 “SMA 협상 중 주한미군 관련 사안은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현재의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한다’는 공약을 매년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회의 초청과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미국의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상 제안에 대한 물음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에 선도적 모범을 보여준 만큼 G7 회의에 기여할 부분이 많이 있다”며 “EPN 구상은 미국 내 구체적인 논의 동향과 다른 나라들의 대응을 보며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