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8일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투표한 뒤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 이후 국정 쇄신을 위해 총리를 전격 교체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3일(현지시간) “대통령이 장 카스텍스를 총리로 임명했으며 그에게 내각 구성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총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참모를 지낸 우파 정치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녹색당 등 좌파진영이 약진한 결과에 따라 새 총리는 좌파 성향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마크롱은 예상을 깨고 우파 성향이 뚜렷한 정치인을 택했다.
엘리제궁은 앞서 이날 오전에는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퇴서를 제출하고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노르망디의 항구도시 르아브르 시장에 출마해 당선된 필리프 전 총리는 자신이 총리로 내각에 들어오기 전까지 시장을 지낸 르아브르로 돌아가 시정을 이끌 계획이다.
새 총리로 임명된 장 카스텍스(55)는 우파 공화당(LR) 소속의 우파 정치인이다. 우파 정당인 대중운동연합(UMP)과 공화당(LR) 소속 정치인으로 활동했던 카스텍스는 2011~2012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재임 시 엘리제궁에서 대통령 수석보좌관을 지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중도성향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가 참패하고 녹색당을 중심으로 한 중도좌파진영이 약진한 결과를 고려해 좌파 성향이 뚜렷한 인물을 새 총리로 내세워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이런 예상을 뒤엎고 우파 색채가 뚜렷한 인물을 총리로 발탁했다. 전임 필리프 총리 역시 공화당(LR) 소속으로, 우파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그는 총리 발탁 직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이동 제한과 상점영업 금지, 국경통제 등 각종 봉쇄조치의 해제 방안을 정부 자문위원으로서 내각에 조언해왔다.
신임 총리가 이끌게 될 마크롱 정부 2기 내각의 명단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