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원도 춘천에서 합숙 훈련 도중 선후배간 폭행 사실이 드러난 한국체육대학교 남자 핸드볼부가 평소에도 선배들의 가혹 행위가 상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강원도 춘천경찰서는 3일 “한체대 핸드볼부 소속 A씨(20)를 특수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5일 강원도 춘천의 한 수련원에서 진행된 2박 3일간 합숙 훈련 도중 후배인 2학년 B씨(20)와 1학년 C씨(19)에게 라면 국물을 붓고 흉기를 던지는 등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B씨가 도망쳐 나와 경찰에 신고하러 간 사이 C씨의 얼굴 방향으로 식칼 4개를 던지기도 했다.

경찰은 다음 주 피해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피해 선수들은 평소 학교 기숙사 생활에서도 심각한 가혹행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B씨의 경우 1학년 때부터 한 학년 위의 선수 4명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고, 아침에 인사했지만 오후에 인사를 다시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귀 쪽을 심하게 맞아 출혈이 생기기도 했다는 주장이다.


선배들의 빨래와 같은 심부름을 하느라 새벽 3시가 넘어야 잠을 잘 수 있는 등 생활면에서도 괴롭힘은 일상적이었다.

B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입학 전 80㎏가 넘는 몸무게에서 거식증까지 생긴 끝에 60㎏대로 몸무게가 줄었다.

3학년생 4명은 후배들에게 성추행까지 했다. 이들은 옷을 벗기고 손을 뒤쪽으로 묶은 뒤 성추행했고 이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옷을 벗긴 채로 기숙사 베란다 밖으로 내보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학교 측의 관리 소홀에 대한 문제도 강조했다. 피해 선수들의 가족은 현재 4학년 선수가 1명뿐인 이유는 이들이 저학년일 때 하도 괴롭힘을 당해 운동을 그만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합숙 훈련 당시 경찰 신고 뒤 복귀한 후배 선수와 가해자인 룸메이트 선배가 같은 방에서 지내게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체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기숙사 생활 전반을 점검해 개선할 부분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피해 선수들의 가족은 “계속 참다가 6월 25일 대한체육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하자 대한체육회에서는 인권위 쪽 연락처를 안내해줬다. 인권위에서도 사건이 접수됐다고 연락 온 것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