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이슈]'사이코지만 괜찮아'·'편의점 샛별이', 선정성 논란 극복할까

/사진=SBS ‘편의점 샛별이’ 방송화면

“담배 끊으라고 해준 사람은 오빠가 처음이에요. 오빠 어떻게 할지 몰라요.”(SBS ‘편의점 샛별이’)/ “난 확실히 욕구 불만 맞아. 나랑 한 번 잘래?”(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놀랍게도 현 시점에서 방영되는 드라마의 대사다. 미성년자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와 성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시대착오적 설정으로 인해 두 드라마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는 방영 전부터 이미 논란이 예견됐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4차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허당기 넘치는 점장의 로맨스를 그린다. 웹툰 원작 자체가 미성년자를 부적절하게 묘사하고, 성적 대상화하는 요소가 다분하다. 앞서 연출을 맡은 이명우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일상의 소소한 감정을 전달하고 따뜻한 사람 이야기를 전하는 ‘가족 드라마’”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가족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낯 뜨거운 장면들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고등학생인 샛별이(김유정 분)가 담배를 사기 위해 최대현(지창욱)에게 “담배 세 갑만 사다 주시면 안 돼요? 잘생긴 오빠 그러지 말고요. 딱 한 번만요”라고 부탁한다. 이어 샛별은 담배 대신 은단을 사온 대현에게 기습 뽀뽀하며 “이건 나 걱정해준 값. 담배 끊으라고 해준 사람 오빠가 처음이에요. 오빠 조심하세요. 제가 오빠 어떻게 할지도 몰라요”라고 말한다.

게다가 드라마는 웹툰 원작에 없는 오피스텔 성매매 장면을 등장시키기까지 했다. 또 성인 웹툰 작가가 만화를 그리는 장면에서는 여성들의 나체 그림이 여과없이 방송됐다.


방송 직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편의점 샛별이’의 선정성을 지적하는 민원이 6000여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청자게시판에도 “이게 어딜 봐서 가족드라마?”, “미성년자를 성적대상화 시킨 드라마다”, “방영을 중단하라” 등 폐지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방송화면

배우 김수현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또한 성희롱성 대사로 구설에 올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성추행 등 선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관련 민원이 50여건 접수됐다.

27일 방송된 3회에서 고문영(서예지 분)은 남자 탈의실에 옷을 갈아입는 문강태(김수 분현)의 몸을 훑고 만진다. 문강태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 가까이 다가가 계속 몸을 만지기를 시도한다. 그러면서 고문영은 병원 사람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문강태에게 “나한테 왜 쌀쌀맞아? 밤엔 그렇게 뜨거워놓고? 난 확실히 욕구 불만 맞아. 나랑 한 번 잘래?”등의 대사를 읊는다.

또 국회의원 아들로 나온 권기도(곽동연 분)가 “난 누가 집중해서 쳐다보면 그렇게 좋더라”라며 고문영 앞에서 코트를 벗고 알몸을 보여주자, 고문영이 권기도의 하반신을 가리키며 “아담하네”라고 대꾸하기도 한다.

현행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방송은 성희롱, 성폭력, 성매매 등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방송하면 안 된다. 성과 관련된 내용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성을 상품화하는 표현도 금지돼 있다. 방통심의위는 조만간 해당 부서가 안건 상정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두 드라마의 시청률과 화제성은 높은 편이다. ‘편의점 샛별이’는 1회 6.1%(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던 시청률이 최근 회차인 27일 4회에서는 8.3%까지 올랐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또한 6월 3주, 4주 드라마 화제성 순위 1위를, 출연자 김수현과 서예지도 각각 2주 연속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 2위를 차지했다. 두 드라마가 선정성 논란을 딛고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가 주목된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