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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여당이 전·월세 신고제와 상한제 그리고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구성된 ‘임대차 3법’을 강력추진하고 있다. 법대로 된다면 세입자는 기존 계약 2년에 더불어 다시 한 번 2년 계약을 추가로 갱신 요구할 수 있고 이때 임대료 상승도 최대 5%로 규제받게 된다. 여당은 여기에 전월세 무한연장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선의(善意)를 깔고는 있지만,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 과연 이들의 바람대로 한국은 ‘세입자 천국’이 될 수 있을까.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의 답은 ‘노(No)’다. 이미 강력한 규제로 임차인을 보호하고 있는 독일의 선례를 보더라도 이들의 ‘희망’이 그대로 현실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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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의 월세화…각종 규제에 사라지는 전세>
‘임대차 3법’의 주요 부작용으로 꼽히는 것이 전세 물량 감소와 그에 따른 전셋값 급등이다. 계약갱신 청구 시 전셋값을 크게 올리기 어려워지면서 집주인들이 한 번에 전셋값을 올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전세 대신 월세로 돌릴 가능성도 높다. 대체로 월세의 경우 전세보다 높은 주거비용이 든다. 여기에 각종 규제로 인한 전세 물량 감소 또한 전세 시장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시 이 같은 규제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공급 부족 하에서는 이 같은 규제가 부작용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토부는 지난 2018년 9·13 대책을 통해 해당 주택에 2년 실거주해야만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주요 전세 공급처로 여겨지는 신축 아파트 입주 때에도 생각보다 전세 물량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재건축 분양권을 받으려면 2년 실거주하도록 하고 3억 원을 넘기는 아파트 보유 시 전세보증을 막는 등 집주인이 집에 입주하도록 하는 규제를 내놓으면서 전셋집은 계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다.
수도권 입주 물량 급감도 악재 중 하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각각 4만2,785가구, 4만2,456가구에 달하던 서울 입주물량은 오는 2021년 2만2,977가구, 2022년에는 1만 3,419가구까지 쪼그라들 전망이다. 반면 청약 대기 등 전세 수요는 늘어나 시장 불안 속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강남 발 전세대란이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임대차 3법’ 마저 시행될 경우 가을 전세대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베를린 아파트 전경./EPA=연합뉴스
<세입자의 천국 독일? 녹록지 않은 셋집 물색 과정>
‘세입자의 천국’이라 하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국가가 독일이다. 주택 임대차 계약 존속 기한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임차인이 내쫓기는 경우 또한 임대인이 주택을 사용해야 하거나, 건물을 철거 또는 개량할 때 등으로 제한된다. 임대료는 국가, 조합 등에서 정해 일정 가격 이상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세입자의 파워가 커지면서 주요 도시에서는 임대를 놓는 집주인의 수가 급감했다. 임차인들은 베를린 등 주요 도시에서 ‘셋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취준생’ 못지않은 노력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집주인에 자신이 성실하게 월세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에 3개월간 임금과 여권 사본, 은행 신용등급 등을 증명하는 서류는 물론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요구하기까지 한다. 면접에서는 전과 여부는 물론 담배를 피우는지, 애완동물을 키우는지 심지어 결혼 예정자가 있는지 등 개인적이고 상세한 사항들까지 물어본다. 반대로 말하면 이 같은 증명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셋집’을 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임대료는 급등했다. 독일연방은행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독일 내 주요 7개 도시의 임대료는 57.0% 급등했다. 주택가격이 118.4% 상승한 점도 있지만 베를린·뮌헨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 주택 수요가 폭발하며 세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주효했다.
이에 베를린에서는 향후 5년간 임대료 인상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다. 여기에 기존 임대료가 법에서 정한 임대료 상한선을 20% 이상 초과할 경우 세입자가 감면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집주인이 임대차 계약서를 쓸 때부터 세입자를 쉽게 내쫓을 수 있는 내용을 넣는 등 ‘꼼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임대차 3법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가을 전세시장은 더 불안정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혁준·전희윤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