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횡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신용융자잔고는 꾸준히 늘어나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빚을 내 투자를 하는 신용융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4월 이후 반등장에서 ‘빚투’ 역시 증시 주도주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12조6,705억원으로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글로벌 확산에 따른 증시 급락 이후 신용융자는 꾸준히 증가한 신용융자는 지난달 29일 12조6,624억원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소폭 감소세를 보였지만 금세 증가세로 돌아섰다.
4월부터 지난 3일까지 신용융자 잔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들은 최근 국내 증시의 주도주들이었다. SK바이오팜(326030) 상장 효과를 등에 업은 SK(034730)의 신용융자 잔고는 1,916억원이 늘었으며 뒤를 셀트리온(068270)(1,768억원), 부광약품(003000)(875억원), 카카오(035720)(598억원), NAVER(035420)(579억원) 등이 이었다.
신용융자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바이오·제약(마스크주 포함)업종이 12곳으로 가장 많았다. SK바이오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SK케미칼(285130)의 모기업인 SK, 삼성물산(028260), SK디스커버리(006120)까지 포함할 경우 15곳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이어 ‘언택트(비대면)’ 수혜를 입은 인터넷업종이 4곳, 2차전지 관련주가 8곳으로 이들 3개 업종이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SK는 4월 이후 주가 상승률은 66.27%에 달했고 카카오는 83.6%, LG화학(051910)은 62.62%를 기록하며 빚을 내서 이들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적지 않은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손실을 기록한 종목도 있다. 신용융자 잔고 상위 50개 종목에 포함된 아모레퍼시픽(090430)(-0.3%), KB금융(105560)(-0.29%), 롯데케미칼(011170)(-12.69%) 등은 주가가 내려갔으며 인버스 계열 상장지수펀드들도 20%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우려와 달리 인버스 계열 상장지수펀드(ETF)의 신용융자 잔고는 KODEX 인버스(114800) ETF가 169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251340) ETF가 154억원으로 ‘빚투’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신용융자가 증가추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려할 정도의 ‘과열’은 아니라는 견해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는 장기적으로 증가 추세로 추세대비 수준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증시 선행지표가 아닌 후행지표에 가까운데다 비관론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위험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