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지역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경기 광주의 한 골프장에서 의정부 50번 환자(지난 1일 확진)와 동반 라운드한 2명이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2명 중 1명은 지난 1일 경기 여주의 또 다른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돼 이 골프장은 영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경기 광주 골프장의 직원과 캐디 등 접촉자들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골프장에서 전파 사례가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에 골프장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 골프장 대표는 5일 “골프 하는 동안이 아니라 점심 식사를 같이하면서 전파됐을 확률이 높다고는 해도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며 “해외로 나갈 골퍼들이 국내에 머문 덕에 골프장들이 최근 호황을 누려온 것은 맞지만 여름 비수기를 앞둔 시점에 이번 사태까지 겹쳐 분위기가 가라앉지나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무더기 예약 취소 사태는 일단 일어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상이 걸린 골프장들의 분위기는 ‘조심 또 조심’이다. 기존의 방역 체계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보강하느라 분주한 주말을 보냈다. B 골프장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고 클럽하우스에 입장했다가 바로 벗는 고객이 그동안 많았다. 이에 예약확인 문자를 발송할 때 ‘마스크 착용을 유지해달라’는 내용을 넣고 있다”고 했다. C 골프장 관계자는 “하루 세 번씩 코스 방역 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골프장 내 식당의 접시도 일회용으로 바꿨다”며 “전골 메뉴를 주문하면 각각의 접시에 저희 직원이 덜어드리는 서비스로 비말이 섞일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클럽하우스 프런트에 아크릴 패널을 설치해 고객과 직원의 접촉을 차단하는 골프장도 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장에 설치돼 화제를 모은 1,000만원짜리 ‘워크스루’ 자외선(UV) 살균기 도입을 검토 중인 골프장도 있다.
한편 하루에 1~2팀씩 장시간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캐디들의 경우는 라운드 전후 의무적으로 카트를 소독하고 근무 중 마스크와 장갑을 벗지 않도록 교육받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