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3,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을 진행합니다. 이달 17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1,400억원) 차환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1,600억원) 조달 목적이지요.
회사는 주당 5,000원에 아시아나항공 신주 8,150만5,398주를 취득할 계획입니다. 혹시 모를 미매각 가능성에 대비해 희망금리밴드도 최대 120bp(1bp=0.01%포인트)까지 확대했습니다. 산업은행도 2년물과 3년물에 인수단으로 참여해 각각 100억원, 600억원어치를 떠갈 예정입니다.
이가운데 전날 아시아나항공은 160억원어치 기업어음(CP)을 상환했습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월 말 이후 한차례 사모사채를 발행해 10억원을 조달했을 뿐 사실상 시장성 자금 조달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코로나19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2·4분기 중 완전자본잠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지요. 결국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1조7,0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 지원을 결정하고 지난달 말 3,000억원 규모 사모CB(전환사채)를 인수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성차입금은 3월 말 기준 약 3조원에 이릅니다. 아직 여객수요 회복이 요원한 만큼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조건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면서 당초 4월로 예정됐던 유상증자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회사가 보유한 ABS(자산유동화증권) 조기회수 트리거 등 유동성 우려도 다시 불거지고 있지요.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매각 무산 등 여러 썰들이 많지만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이 인수 조건을 매수자에게 유리하게 조정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영구CB를 출자 전환하고 대출 만기 연장, 금리 하향 조정, 가격 할인 등 여러 조건들이 있겠지요.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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