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값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이번 6·17대책으로 기존 비규제지역이던 대전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되면서 이들 수요가 세종시로 몰리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연초 대비 매매가가 2억원 오른 사례도 나오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값은 1.48% 상승했다. 주간 단위로 올해만 해도 1% 이상 상승한 횟수가 6차례다. 올 상반기 누계로 보면 16.07% 올라 수원 팔달구(18.34%)와 권선구(16.97%)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크게 상승했다. 앞서 세종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전환에 성공한 후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급격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아파트 값 무려 16% 상승=매매 신고가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 ‘첫1단지 퍼스트프라임’ 전용 59.83㎡의 경우 지난달 4억2,500만원에 실거래 되며 전 고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가재10단지 제일풍경채에듀파크’ 전용 108.3㎡ 또한 7억4,000만원에 매매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초 대비 2억원 이상 뛰었다. 해당 평형의 현재 매매 호가는 7억 5,000만~8억원선에 형성돼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그간 조용했던 외곽지역인 조치원읍까지 달구고 있다. ‘조치원신흥e편한세상’ 전용 84.97㎡는 지난달 2억5,0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조치원신흥푸르지오’ 전용 104.9㎡ 또한 최근 2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보름여 만에 1,000만원 올랐다.
세종시 집값이 다시 달궈진 것은 이번 6·17대책에 의해 대전 지역이 비규제지역에서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묶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규제지역으로 묶인 세종시와 비슷한 통제를 받게 되자 대전으로 몰렸던 자금이 세종시로 유입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급등한 세종시와 달리 대전시는 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지난달 29일 이후 0.05% 오르는 데 그쳤다. 그 전주 0.7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을 줄인 것이다. 특히 유성구의 경우 1.12%에서 0.02%로 상승폭이 크게 감소했다.
◇대전 묶이니 전세가도 급등=아파트 매매가뿐만 아니라 전셋값 또한 급등세다. 지난달 29일 기준 세종시 전셋값은 0.81% 올라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올해 누계로 봐도 1~6월에 9.82% 올라 수원 영통구(9.86%)에 이어 역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도램9단지 제일풍경채 전용 95.62㎡는 지난달 3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돼 전달(3억3,000만원)보다 2,000만원 올랐다.
세종시의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이 규제지역으로 묶인데다 공급예정물량도 극히 적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올해 입주물량은 4,062가구로 지난해(1만2,559가구) 대비 3분의1 토막이 났다. 오는 2021년에도 4,094가구만이 입주한다. 분양물량도 극히 적다. 세종시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분양 가구 수는 4,422가구, 2021년은 4,023가구에 그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수도권 전역이 사실상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현금 부자들이 세종시로 몰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급 부족, 대전 규제지역 지정 등의 이유로 한동안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