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바탕에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기술주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제 S&P 500은 1년 내 4,000까지 간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에도 미국 뉴욕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동성 장세에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더해졌다는 게 월가의 해석이다. /AP연합뉴스
미 경제방송 CNBC는 이날의 증시 급등 이유로 4가지를 들었습니다.
① 기술주가 급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애플 2.68%, 아마존 5.77%, 마이크로소프트 2.15%, 구글 모회사 2.02% 올랐다.
② M&A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100억달러 규모 천연가스 자산 인수, 우버의 26억5,000만달러짜리 음식 배달 앱 매입 등
③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실제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가 3,332.88로 5.71% 급등했는데 이는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했다.
④ 서비스업 회복세가 빠르다. 공급자관리협회(ISM)가 내놓은 6월 비제조업 PMI가 57.1로 시장 추정치 50.1을 크게 웃돌았다.
'프린트 모어'라도 만들어야 할 판...경제도 빠른 속도로 나아져
“레스토랑에 사람들이 꽉 차 있다. 경제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좋다. 머니마켓펀드(MMF)에만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5조달러가 있다. 가을에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S&P가 4,000까지 갈 것이다. 이것은 확실한 강세장이다.”
실제 월가에서는 이제 유동성 뿐만 아니라 경제 자체가 좋아지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릭 리더 블랙록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분명히 엄청난 재정부양책과 통화정책 덕”이라면서도 “고용이 회복되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난 몇 주 동안 회복 측면에서 꽤 견고하고 레저 분야는 빠르게 돌아오고 있으며 사업 활동도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각종 산업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확장성이 있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상승이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이스 창 JP모건 글로벌 리서치 헤드도 “판매량이나 고용지표를 볼 때 몇 달 전보다 더 긍정적”이라며 “소비의 V자 회복이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7.7%나 폭등하기도 했죠. JP모건은 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증시에 중립적이거나 다소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지금의 경제둔화를 고려하면 일자리 증가와 경기회복 정책이 아무래도 우선 시 될 것이라는 겁니다. 법인세가 오르는 것도 처음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건데요.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날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현 상황을 두고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라고 못 박았지만 월가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입니다. 플로리다를 비롯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고 3~4월 때만큼의 경제적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죠. 일부 지역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다시 되돌리고 있지만 큰 틀에서는 여전히 활동 재개를 통해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아마존 5,000달러, 테슬라 2,000달러 시대 가능성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마존과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지난 달 말이기는 하지만 니드햄에서 인터넷과 미디어 분야를 분석하는 로라 마틴은 중장기적으로 아마존 주가가 4,500~5,000달러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내가 담당하고 있는 분야에서 아마존 같은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은 없다면서 애플과 아마존의 덩치와 수익이 비슷하지만 애플은 자사주 매입과 주가에 신경쓰는 반면 아마존은 소매와 미디어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당시 만해도 중장기라는 단서를 달면서 조심스러워 했지만 지금대로라면 이 예언(?)이 현실화할 수 있을 듯합니다. 테슬라도 더 오른다는 분석이 이어집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최근 테슬라의 주가 목표치를 1,250달러에서 2,000달러로 높였죠.
테슬라와 아마존 주가가 계속 치솟고 있다. /위키피디아
다만, 여전히 증시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날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2%에서 -4.6%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올 3·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5%로 낮춘 게 원인이었습니다. 스벤 헨리치 노스맨트레이더의 설립자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에 역사적인 자산 버블의 목격자가 되고 있다”며 “각종 지표가 전월 대비 상승률은 좋지만 전년 대비는 여전히 나쁘며 완전해고 수치를 보면 V자 회복이 아니다. 여전히 기술적인 우려 사항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달 초 경제활동 재개가 중단되고 일부 지역에서 셧다운이 다시 내려진 만큼 7~8월 경제지표가 안 좋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제프리스그룹의 아네타 마코우스카 최고 금융 이코모니스트는 “7월 자료가 경제의 또 다른 어려움을 보여줄 수 있다”며 “주별로 상황이 다르지만 애리조나와 텍사스, 플로리다 같은 핫스팟에서 소매업과 사람들의 이동이 위축되고 있는데 이는 뉴욕 같은 곳의 경제활동 재개를 상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언급드렸던 릭 리더 블랙록 CIO도 묘한 뉘앙스의 말을 남겼는데요. 그는 “나는 미국 경제를 믿지만 해외 주식을 사고 있다”며 “지금이 투자자들에게는 그들의 주식을 다양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습니다. 곱씹어봐야 할 부분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