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비건(왼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오늘 한국을 찾는다.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나 미국이 추진하는 주요 7개국(G7) 확대,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은 물론 북미 대화 재개에 관한 생각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자신들은 북미정상회담 의지가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은 7일 오후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등 소수의 국무부 관료와 함께 군용기를 타고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해 9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이후 미국의 주요 인사가 방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 정부 방침에 따라 미국에서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제출하고 입국시 검사와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예정이다.
비건 부장관은 일단 입국 당일에는 별 다른 일정을 진행하지 않고 8일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어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가진 뒤 각종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이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하고 서훈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도 상견례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건 부장관은 협의 후 약식 브리핑을 할 예정인데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북한은 비건 부장관 방한에 맞춰 다시 한 번 북미정상회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를 내고 “다시 한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에도 북한 비건 부장관의 북측 카운터파트 격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권 국장은 이어 “(최선희 제1부상) 담화에서는 때도 모르고 또다시 조미수뇌회담 중재 의사를 밝힌 오지랖이 넓은 사람에 대하여서도 언급하였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라며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만 더더욱 망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