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조항(87·98호)과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조항(29호) 등 3개다. 87호는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으로 불린다. 노동자의 단체 설립과 가입·활동의 자유를 보장한다. 98호는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의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으로 노사 간 자유로운 교섭을 장려하며 노조 활동에 따른 불이익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번 핵심협약 의결에 앞서 지난달 23일 노조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해고자 및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게 골자다. 5급 이상 공무원에 대해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공무원 노조법 개정안과 해직 교원의 노조 가입을 가능하게 하는 교원노조법 개정안도 이들 조항을 반영한 것이다.
29호는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협약’이다. 어떤 형태의 강제 노동도 금지하되 군사적 성격의 작업은 예외로 한다. 다만 이 조항은 사회복무요원제도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사회복무요원은 군사적 성격의 작업이 아니면서 강제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병역법을 개정해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현역과 사회복무요원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충돌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ILO 핵심협약 의결이 노사 간 합의에 따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지난 6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안과 관련법 개정안은 사회적 대화를 거쳐 마련된 균형 잡힌 대안”이라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사가 추천 전문가들이 권고한 ‘최종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영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고용 여건이 악화된 만큼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법 개정에 따른 고용 유연성 경직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