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사기 의혹과 관련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모(왼쪽) 변호사와 송모씨가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 김재현 대표 등 경영진들이 투자처를 속인 채 자금을 모은 ‘펀드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최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김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부장판사는 김 대표에 대해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자료가 갖추어져 있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또한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보여준 대응 양상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영장실질심사를 받지 않겠다는 취지로 심문포기서를 작성하고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법원은 서면 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2대주주 이모씨, 이 회사의 이사이자 H법무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윤모 변호사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송모 이사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했다. 최 부장판사는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과 피의자의 실질적인 지위와 역할 등을 종합하면 구속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는 지난 5일 김 대표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 혐의가 기재됐다. 이날 심사에서 윤씨 측은 “펀드 서류 위조를 한 것은 맞지만 김 대표의 지시를 받아 한 일”이라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기 때문에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사모펀드를 조성하며 공공기관 매출채권 등에 투자한다며 수 천억 원을 모집한 후 실제로는 다른 곳에 투자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서류를 위조한 뒤, 펀드 자금으로 대부업체, 부동산컨설팅업체 등이 발행한 부실 사모사채를 사들였다. 이런 부실 펀드들의 만기가 도래하자 환매가 중단되는 일이 속출했고, 현재까지 그 규모는 1,000억원을 웃돈다.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5,172억원이다. 대부분 구조가 비슷한 탓에 피해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펀드 자금의 흐름, 판매사·수탁사 등의 법적 책임 여부를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정·관계 로비 의혹도 불거진 만큼 이에 대한 수사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사1부와 범죄수익환수부 등 소속 검사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확대해 펀드 사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전신인 AV자산운용을 설립했던 이혁진 전 대표로도 수사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