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에게 “이달 중으로 1주택만 남기고 다 집을 다 팔라”고 권고했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신의 충북 청주 집을 급매로 시세보다 5,000만원 가량 싸게 판 데 이어 강남 반포 아파트 처분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노 실장은 최근 급매물로 내놓은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진로아파트(47평형·156.46㎡)를 두고 지난 5일 지역에 사는 한 여성과 구두 계약을 맺었다. 노 실장은 이 아파트를 2억5,000만원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호가 2억9,000만~3억원에 비하면 4,000만~5,000만원 가량 싼 수준이다. 실제로 이 아파트의 해당 평수는 지난 6월11일 신고가인 2억9,600만원에 계약됐다. 다만 현재는 정식 계약 전 단계인 만큼 최종 가격은 양측 간 협상에 따라 조율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향인 충북 청주와 서울 반포에 집을 보유한 노 실장은 지난 2일 반포 집을 판다고 언론에 알렸다가 50분 만에 청주 집을 판다고 정정해 웃음거리가 됐다. 집값, 그것도 강남 집값만큼은 반드시 잡겠다는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정부의 정책 목표대로라면 가장 먼저 가격이 떨어질 것이므로 보유해 봤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반포 아파트를 끝까지 사수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노 실장은 차기 충북지사 출마설까지 돌았던 인물인데 반포 집은 남기고 선거의 본진이 될 수도 있는 집부터 처분했다. 이 아파트를 2003년 매입한 노 실장은 청주 흥덕을에서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이곳에 거주했다. 더욱이 이번에 구두로 계약된 그의 청주 집은 비서실장 퇴임 후에도 노후에 넉넉하게 살 수 있는 47평인 반면 반포 아파트는 방 2개짜리 20평 집이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왔다.
그러나 거센 비판에 직면한 노 실장이 반포 집 처분도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MBC 보도에 따르면 노 실장은 “지난 2일 아파트 처분 계획을 발표하기 이전에 이미 청주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고 지난 일요일 매각이 됐다”면서 “반포 집에 살고 있는 아들이 ‘좌불안석이고 죄인이 된 것 같다’고 하소연해 처분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 노 실장은 이어 “반포 아파트를 팔면 당장에는 전세를 구해야 할 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실장이 보유한 서울 서초구 반포4동 한신서래 아파트의 현재 호가는 11억원 가량이다. 준공 30년이 넘어 재건축 추진이 가능한 아파트로 분류된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노 실장이 현재 관사에 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정부에서 그토록 적폐로 규정하는 ‘강남 갭투자’ 형식으로 반포 아파트를 보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흑석 김의겸’ ‘방배 조국’ ’과천 김수현’ 등과 함께 ‘반포 갭영민’이라는 별칭이 우스갯소리로 퍼졌다. 노 실장이 반포 아파트까지 처분할 경우 무주택자가 된다. 노 실장의 반포 집에는 현재 그의 아들이 혼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