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3인방 구속…다음 검찰 칼끝은 '靑·민주당·자문단'? [서초동 야단법석]


‘5,000억대 펀드 사기’ 의혹에 휩싸인 옵티머스자산운용 핵심 3인방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다. 검찰이 수천억원의 자금 흐름을 좇는 과정에서 정관계 관여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때 옵티머스의 화려한 자문단과 이전 대표의 민주당 인맥이 타깃이 될 전망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김재현(50) 대표와 윤모 이사, 사모사채 발행사 이모 대표가 구속된 것은 펀드 사기 판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빠르게 진척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최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자료가 갖추어져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가 옵티머스 사건을 배당받은 지 18일만이다.

당분간 검찰의 수사력은 펀드 자금의 종착지를 찾는 데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옵티머스 펀드의 판매 잔액은 5,000억여원인데 줄줄이 환매가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펀드 자금은 이씨가 대표를 맡은 여러 개 법인을 거쳐서 다른 곳으로 흘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단에 고액자산가까지.. 김재현의 화려한 인맥
펀드 사기를 넘어서 정관계 인사에게 자금이 흘러갔거나 정관계가 옵티머스 ‘뒷배’ 역할을 했는지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옵티머스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양호 전 나라은행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 화려한 자문단을 둔 이력이 있다. 이 전 부총리와 채 전 총장은 지난해 말 자문을 그만뒀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소규모 운용사가 이같은 자문단을 섭외한 데에는 상당한 인맥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더군다나 최근 김 대표가 윤 이사를 자신의 정관계 인맥을 들먹이며 회유·협박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날 윤 이사의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김 대표가 평소 “범행에 가담하지 않으면 정관계 인맥으로 보복할 것”이라고 했으며, 최근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정관계 인맥으로 2~3년 정도만 형을 살면 나올 수 있게 할테니 다 안고 가라”고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본지 취재 결과 김 대표는 평소 주변에 “고액자산가 여러 명의 자금을 따로 굴려주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액자산가들과 정관계 인사들이 서로 중첩되면서 김 대표와 유무형의 도움을 주고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윤 이사 측은 청와대와 연결고리가 있다. 윤 이사의 부인인 이모 변호사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최근 옵티머스 사태가 터지자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앞서 ‘민주당 국정원 댓글직원 감금사건’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등 피고인 5명의 변호인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 변호사 외에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해당 사건 변호인이었다.

전 대표 이혁진의 민주당 인맥도 주목
옵티머스 설립자인 이혁진(53) 전 대표의 민주당 인맥으로도 검찰 수사가 향할 지도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로 서울 서초갑에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력이 있다. 또 그는 지난 2006년3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로 선출됐는데, 이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송영길(부이사장)·우상호(등기이사) 의원이 활동하던 시기였다. 이 전 대표는 한양대 경제학과 86학번으로 임 전 비서실장과 동문이기도 하다. 다만 취임 전인 2006년 6월 무렵 비영리공익법인에서 일하기에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인해 이사로 정식 등기하기 전에 선임이 취소됐다고 한다.

그는 횡령 및 조세 포탈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 2018년 3월 갑자기 출국한 뒤 잠적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가 이뤄져 있지 않았던 데 대해 누군가 손을 쓴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하다.


다만 이 대표 측은 이번 펀드 사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서 옵티머스를 사실상 강탈해간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김 대표 측이 옵티머스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는 과정에 정관계 인사가 개입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정관계 의혹으로 인해 검찰은 이번 수사의 성격과 범위를 어떻게 규정할 지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심 3인방이 구속된 이날까지도 여전히 수사팀의 구성이나 명칭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옵티머스 수사팀’ 등으로 수사 초기에 명칭 등을 정하는 평소 관행에 비춰봤을 때 이례적인 모습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상 필요에 의해 인력 등을 수시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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